[강경숙 대한웰니스병원 원장]
평소 과민성 대장 증상이 있어 잦은 설사를 하는데 며칠 전부터 항문이 조금 묵직하니 좀 아픈 느낌이 들긴 했는데 으슬으슬 춥기도 하고 해서 몸살이 난 건가 하고 생각했단다. 그래서 병원에 가서 감기 몸살 약을 처방받아 먹었는데 시간이 지나갈수록 오른쪽 엉덩이가 더 우리하고 닿으면 통증이 더 심해져, 엄마한테 한번 봐 달라고 했더니 벌겋게 염증이 생겼다고 빨리 병원에 가라고 하셨단다.
검진을 해보니 3시 방향으로 항문 옆에 부어오른 농양이 보인다. 검진 때 너무 심한 통증을 느껴서 내공이 있는지 확인이 불가능했다. 일단은 농이 찬 고름 주머니가 생겨 있는 상황이라 배농을 해야 하니 수술 시 마취를 해서 내부에서 연결된 길이 있나 찾아서 내공이 있으며 그 내공을 제거하도록 하자고 설명하고 바로 수술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왜 이런 게 생기나요?" 하고 물어보는 아가씨에게 항문 주위 농양의 경우는 항문 강 내에 있는 항문샘으로 균이 타고 들어가서 화농이 되어 생기는 것이다. 그러니까 설사를 자주 하거나 하여 점막이 약해지면 면역성이 떨어져 점막의 방어능이 약해지니 균이 항문샘을 타고 들어가서 증식을 하여 농양이 되고 치루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잡한 생활 탓에 과민성대장 증후군을 가진 현대인이 많다. 이것은 장이 예민해서 설사를 자주 하게 되는 경우로 설사했다가 변비가 되었다가 하는 증상이 반복되며 장에 가스가 많이 차고 복부 통증을 유발하는 것을 말한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가장 중요한 치료법은 스트레스 관리와 건강한 식생활이라고 할 수 있다.
인체의 생리 상태는 자율신경계에 의해 조절되는데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이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이 과항진되면서 내장기관들이 예민해져 이러한 과민 증상을 나타낸다. 특히 위나 장이 예민해져 있는 상태에다 섭취하는 음식마저 자극적이라면 바로 설사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일단 생활을 안정화시켜주며 음식을 조심해서 섭취하여 장 기능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관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설사를 하게 되면 장내 균형이 깨지고 다른 세균들이 웃자라며 가스가 차고 장이 팽창되며 통증이 있게 된다. 그러니 장 건강을 위해 섬유질을 공급해 주는 것이 중요하며 유산균을 섭취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이렇게 장 기능을 올려주고 동시에 스트레스를 관리해서 신경조절을 안정화시켜주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도 치료가 가능하다. 또 장이 안정되면 장 점막도 튼튼해지고 면역성도 생겨서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항문 주위에 생긴 농양의 경우 일단 배농을 하고 그 고름 주머니가 살이 차서 아물게 치료를 하는데 고름이 차있는 것을 빼내고 나면 통증이 줄어들고 편해진다. 물론 치루로 발전할 수 있기에 계속 관리하고 증상이 있을 시는 검진을 받아 보아야 한다.
치료를 받으러 온 아가씨는 충분한 유산균 보충을 위해 요구르트를 직접 만들어서 먹고 야채간식으로 섬유질을 되도록 많이 섭취해 장이 많이 좋아졌단다. 장이 건강해지며 피부도 좋아지고 자꾸 붓던 몸도 가벼워진다.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적 스트레스는 잘 살펴본다면 결국 스스로가 만드는 것임을 알게 된다.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경쟁 심리가 현대인의 스트레스의 주범이 아닐까 한다.
2012. 08. 14 국제신문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