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구본석 아름다운피부과 원장]
- 레이저 시술 등 전문가 상담 추천
- 영구적 제모 위해선 4, 5개월 필요
- 시술횟수, 털 굵기·색깔 따라 달라
'성격이 '털털한 것'은 좋아도 팔 다리에 털 많은 여자는 싫더라'. 인터넷상에 떠돌아 다니는 우스갯소리 가운데 하나다.
사실 인체에서 각 부위의 각 털은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것이다. 그럼에도 요즘에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 몸매를 드러내거나 아름다움을 과시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통념에서다.
노출이 심해지는 여름철이 되면서 털에 대한 원성(?)은 더욱 높아만 간다. 그러다 보니 마땅히 있어야 하는 겨드랑이 털이 잠시 노출됐다고 여자 연예인이 수모를 당하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세태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일. 어떻게 해야 효과적인 '제모'를 할 수 있는지, 또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본다.
■함부로 제거하면 탈난다
흔히들 제모라고 하면 단순히 어떤 방법을 쓰든 털을 없애버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 병원에서 한 두 번만의 치료로 신체의 '불청객'을 말끔히 정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는 정확한 정보가 아니다. 잘못된 제모는 큰 부작용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제모는 면도기나 족집게, 왁싱, 제모크림 등을 이용하는 것이다. 방법이 간편한만큼 문제도 많다. 우선 면도기를 사용한 제모는 피부에 손쉽게 상처를 남길 수 있다. 그 틈으로 세균이 침입하면 모낭염이 생기기도 한다. 피부 자극에 민감하거나 피부염이 있으면 될 수 있는 한 면도를 삼가야 한다.
족집게를 통한 제모는 더 타격이 크다. 통증과 자극이 아주 심하다는 것은 그만 두고라도 털이 빠진 곳으로 세균이 들어가면 염증으로 인해 색소침착이 생길 수 있다. 때로는 모공이 솟아올라 피부가 닭살 같이 거칠어지기도 한다. 팔이나 다리 등 넓은 부위의 털을 한꺼번에 없앨 때 사용하는 왁싱은 나름 효과가 있다. 그러나 떼어낼 때 통증이 오고, 피부표면의 죽은 각질이 동시에 떨어지는 까닭에 피부가 연약하다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제모크림은 통증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반면 피부의 바깥 털만 제거하므로 매주 크림을 발라야 하는 귀찮음이 존재한다. 게다가 피부의 각질층까지 같이 녹아서 피부의 자극이 심하다. 발진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에는 레이저 제모가 있다.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이 시술은 모낭에만 빛을 쬐어 효과적으로 털을 없애는 것이다. 털이 자리하고 있는 피부에 레이저를 조사하면 멜라닌 색소에 흡수된 빛 에너지는 열 에너지로 전환된다. 이 열은 더 나아가 피하의 털을 파괴하게 된다. 털이 자라도록 하는 모융기부나 모구부에도 열적 손상을 주기 때문에 털은 더 이상 살아남기 힘들다. 피부표피에 손상을 거의 주지 않으면서 비교적 안전하게 털을 없앨 수 있다는 게 레이저 제모의 장점이다.
■완전제모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일반인들은 대개 털은 한 번 제거하기만 하면 영구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역시 잘못된 상식이다.
털은 보통 성장기와 휴지기, 퇴행기라는 3단계를 거친다. 레이저 제모를 시행할 때 대상은 대부분 성장기에 있는 털의 모낭이나 모근이다. 그런만큼 휴지기와 퇴행기에 있는 털들은 레이저의 촉수에서 벗어나기 마련이다. 이 시기에 걸쳐 있는 털들은 성장기로 자라기까지 2주에서 넉달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레이저 제모는 4~8주의 간격을 두고 치료를 해야 제대로 효과를 낼 수 있다.
시술 횟수는 털의 굵기나 색깔 등 사람에 따라 다르다. 통상 5회 정도면 되지만 그 이상의 기간이 걸리기도 한다. 완전 제모를 바란다면 넉넉잡아 4~5개월을 생각해야 한다.
제모 시술 뒤에는 일시적으로 모낭 주변이 붓고 피부가 울긋불긋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시일이 지나면 대부분 사라지는 까닭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모낭염을 막기 위해서는 시술 당일부터 사우나나 찜질방 이용, 수영 등은 피해야 한다. 색소침착을 막으려면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샤워나 화장은 큰 문제가 없다. 또 제모 후 가려움증이나 홍반, 수포, 딱지 등이 생길 수 있어 사전에 전문의와 상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2. 06. 12 국제신문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