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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쌍둥이 산모 '임신 중독증' 더 위험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3-12-03 (화) 15:01 조회 : 933


[도움말 = 한지원 미즈웰산부인과의원 원장]
 
 
(미즈웰산부인과의원 한지원 원장이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 임신성 고혈압 -

- 임신 중기 이후 5~10% 겪어
- 당뇨병·고지혈증 비만때 발병
- 산전진찰시 혈압·체중 체크 중요


겨울철에 흔한 뇌혈관 질환은 산모라고 예외가 아니다.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는 고혈압이다. 보통 '임신 중독증'이라 불리는 이 질환은 정확한 용어로는 임신성 고혈압(자간전증, 자간증)인데, 임신 중 출혈, 감염성 질환과 함께 모성 사망 및 발병의 3대 주요 질환에 속한다.

자간전증은 임신 중기 이후 발생하는 고혈압 질환으로, 유일하게 임신 때문에 발병하고 임신의 종결과 함께 치유되는 내과적 합병증이다. 전체 임산부의 5~10%가 임신성 고혈압을 겪고, 심하면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중증 고혈압까지 발병하는 예도 있다.

임신 중 고혈압은 아직 원인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간전증의 자궁-태반 병리소견에서 나선 동맥의 동맥경화성 변화가 보이며,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혈관 내피세포의 손상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것이 확인된다. 전신혈관의 혈관연축과 혈관응고 활성의 항진에 의한 산모 측의 다발성 장기손상이 생기고, 임상적으로는 부종과 단백뇨, 용혈 현상, 결과적으로는 태반 혈류장애에 따른 태아 성장장애로 귀결된다.

초산부 때 발병하는 게 조금 더 많은 경향이며, 당뇨병, 신장 질환, 혈전성 향증이 있는 질환자, 자가면역질환자 등의 지병이 있는 산모나 고지혈증의 비만 산모, 많은 양의 태반 세포를 갖게 되는 쌍태임신 등에서 발병률이 조금 더 높다. 일부에서는 칼슘, 마그네슘, 아연 섭취 부족과 같은 환경적 요인도 작용한다고 알려졌으며, 고혈압의 유전적 성향도 무시할 수 없다.

혈압이 조절되지 않을 때 고혈압에 의해 산모의 신장, 간을 포함한 다발성 전신 장기의 손상이 있을 수 있고, 뇌 손상에 의한 강직성-강대성 경련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갈 수 있으며, 산모의 경련에 따른 태아의 저산소증 후유증은 뇌성마비와 태아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이처럼 임신 중 고혈압은 무서운 질병이기는 하지만, 심각한 사태까지 이르는 예는 매우 드물다.

정기적인 산전 진찰 중 매번 혈압과 체중을 체크하는 게 다소 귀찮게 느껴질 테지만, 두통이나 윗배 동통, 시력 장애 등의 증상이 생겼을 때는 이미 중증 고혈압 상태로 넘어간 후일수도 있어 산전 진찰 때마다 꼼꼼히 혈압과 체중을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혈압이 140/90 이상 되면 하루 정도 입원해 24시간 혈압 체크와 24시간 단백뇨 양을 확인하는 게 좋고, 경증 고혈압으로 진단되면 항고혈압제 복용 없이 경과 관찰할 수도 있다. 37주 전이라도 단백뇨의 양이 늘거나 항고혈압제에도 치료되지 않아 중증 고혈압으로 발전되면, 최종적인 치료는 결국 분만뿐이다.

산모의 건강 측면과 조기분만 후 신생아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최적의 분만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다소 어려운 일이다. 더욱이 의학의 발전으로 부작용이 적은 항고혈압제, 항경련제, 효과적인 태아 폐활성 촉진제, 수준 높은 신생아 관리 능력, 좋은 심폐소생 기구들이 있지만, 저체중 조산아의 건강과 산모의 건강을 100% 책임지는 치료는 아직 없다.

산부인과 의사의 처지에서 보면 과거와 달리 고체중 산모가 너무 많다. 심지어 첫 산전 진찰 중 "움직여도 되나요?"라고 질문하는 산모도 꽤 있다. 임신 중 살이 많이 찌지 않게 적당히 먹고 적당히 운동해 임신 후 비만에 의해 고혈압이 생기고 악화하는 것을 막는 게 더 합리적일 것이다. 또 정기적인 진찰로 고혈압을 조기에 확인해 중증 고혈압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


2013. 12. 03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