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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걱정된다면 가슴 크기보다 속을 살피세요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4-05-13 (화) 10:08 조회 : 1202


[도움말 = 전창완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유방암센터장]

클수록 발병 확률 높은 것 아냐 -

- 그보다 암세포 변할 수 있는
- 유선조직 많을수록 4.7배 위험
- 서구보다 치밀유방 한국여성
- 3~5배 많은 것으로 알려져

- 발병·예후 명확한 연구 없어
- 전문의 상담·초음파 검사해야


우리나라 여성의 신체구조가 서구화 하면서 큰 가슴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 그런데 가슴이 커서 유방암에 잘 걸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이 상당수 있다. 과연 가슴이 크면 유방암 위험이 커질까?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전창완 유방암센터장은 "현재까지 이들의 상관관계가 정확히 증명된 바 없다. 다만 유선조직이 많은 '치밀 유방'은 유방암 발병률을 높인다는 일부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전 센터장에 따르면 미국 버클리대 연구진은 유방이 큰 여성이 유방암 발병 때 사망률이 높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또 미국 유전정보 분석기업(23andMe) 연구팀은 여성 1만6175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유방이 클수록 유방암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고 발표했다. 또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국제 암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여성들이 젊은 시절 정상 체중일 경우 폐경기 이전에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1989년 25~42세 여성 8만9268명을 대상으로 그들이 20세 때 착용한 브래지어 컵 사이즈를 조사한 후 2001년까지 2년마다 설문을 실시했다. 그 결과 체질량지수(BMI)가 25 이하인 여성은 브래지어 컵이 B나 D이상일 경우 폐경 전 유방암 발병률이 브래지어 A컵 이하 여성보다 높게 나왔다. 하지만 BMI가 25를 초과한 과체중 또는 비만 여성은 가슴 크기와 유방암의 관련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를 종합하면 유방의 크기가 커질수록 유방암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입증할 증거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유방은 유선(젖줄)조직과 지방세포 등으로 이뤄져 있는데, 유방에 지방이 적고 주로 유선으로 구성돼 있으면 유방이 치밀하다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 지방세포는 암세포가 될 수 없고, 치밀형 유방은 암세포로 변할 수 있는 유선조직을 더 많이 갖고 있으므로 암 발병 위험성이 커지는 것이다. 즉 유방의 크기가 같아도 유선조직이 풍만한 치밀형 유방이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 결과도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한다. 연구 결과가 매번 다르게 나오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1996~2005년 30세 이상의 유방암 환자 9000명을 대상으로 평균 6.6년을 관찰해보니 유방촬영으로 유선조직 고밀도를 보인 환자에서 유의한 사망률 증가를 관찰하지 못했다. 반면 서울대 구혜령 교수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유방밀도는 유방암 발생 위험도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으며, 유방 실질비율이 75% 이상인 고밀도 치밀형 유방은 지방형 유방보다 암 발생 위험도가 4.7배 이상 증가한다고 보고했다.

결론적으로 볼 때 유방 크기나 유방촬영상의 '치밀도'로 유방암 발병이나 발병 후 예후를 점치기에는 아직 연구결과가 부족한 현실이다. 한국인은 서구 여성보다 치밀 유방의 비율이 3~5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점에서 검진 후 치밀 유방이라는 얘기를 듣고 병원에 오는 여성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유방 크기나 치밀도가 유방암 발병과 반드시 비례하지 않으므로, 그럴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의하거나 검진 때 유방초음파 검사를 병행 시행할 것을 권한다.


2014. 05. 13 국제신문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