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총 게시물 518건, 최근 3 건
   
화장실 지킴이 엄마, 만성변비 아닌 직장류 의심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4-09-17 (수) 10:12 조회 : 1500


[도움말 = 강동완 웰니스병원 병원장]

배변장애 100명 중 15명…50대 이상 여성 특히 많아 -

- 직장벽 약해져 주머니 생겨
- 변 밑으로 안 내려가고 고여

- 항문내압검사 등으로 확인
- 주머니 4㎝ 이상일땐 수술


사례 1. 주부 한모(51) 씨는 평소 대변이 잘 나오지 않아 화장실에서 식은땀을 흘린다. 매일 물을 충분히 마시고, 섬유질 음식을 잘 챙겨 먹어도 나아지지 않았다. 그동안 변비에 좋다는 약을 먹어봤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사례 2. 김모(여·54) 씨도 비슷한 케이스다. 대변을 보려고 화장실에 앉아서 용을 써도 변은 나오지 않고 감감무소식이다. 이 때문에 김 씨는 스트레스를 받고, 심지어 손가락으로 항문 주위 등을 눌러서 대변을 보는 경우가
많다.

이들 두 사람은 자신의 증세를 만성 변비로만 여겨오다 병원 검진에서 '직장류' 진단을 받았다. 이 질환은 흔히 변비와 혼동하기 쉽다. 증상이 비슷해서다. 따라서 초기 치료를 놓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변비 증세가 호전되지 않고 오래 지속된다면 직장류를 의심해야 한다.

■ 일종의 배변장애

직장류는 직장과 질 사이의 벽이 약해져 직장벽이 질 쪽으로 밀리면서 자루 모양의 직장 주머니가 생기는 질환으로 배변장애 중 하나다.웰니스병원 강동완 병원장은 "만성 변비 환자 100명 가운데 15명 정도가 직장류로 나타나는데, 주로 50대 이상 여성에 빈발한다"면서 "과거에는 직장류에 대한 인식도가 낮아 변비와 같은 범주로 봤으나 근래에는 따로 분류한다"고 말했다.

여성 생식기는 방광과 대장 사이에 있는데 두 개의 난소, 나팔관이 붙어있는 자궁, 자궁의 외부 연결통로인 질 등으로 이뤄져 있다. 질은 앞쪽으로 방광과 가깝고 후벽은 결장·직장과 가깝다. 질 후벽과 직장 사이에는 섬유조직의 얇은 층인 근막과 근육이 벽을 이루고 있어 직장이 밀려나오지 않도록 한다. 하지만 이 벽이 약해져 버티지 못하면 직장이 질 벽을 밀고 나오면서 주머니처럼 불룩하게 된다. 이것이 직장류다.

이런 상태에서 배변 때 변을 보려고 힘을 주면, 변이 항문으로 밀려내려가는 게 아니라 이 주머니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힘을 줄수록 변이 잘 나오지 않게 된다. 또 변비 증세로 인해 화장실에서 오랜 시간 힘을 주면 직장근육이 약해지고 늘어나기 쉽다. 직장류가 있으면 질벽이 늘어나면서 생긴 주머니 안에 변이 고이게 되고, 힘을 줘도 변이 나오지 않아 배변 후에도 늘 잔변감을 느끼게 된다.

■ 검사와 치료방법

   
직장 벽이 약해지면서 점선 왼쪽에 불룩한 주머니가 생긴 모습. 이로 인해 변이 항문으로 내려가지 않고 주머니에 고인다.
간단하게 질과 항문을 관찰하고 항문수지검사로 직장류 주머니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더 정밀한 진단을 위해서는 항문내압검사, 배변조영술 등이 필요하다. 특히 배변조영술은 정상적으로 항문 근처까지 내려온 대변이 밖으로 배출이 잘 되는지를 알아볼 수 있다. 직장이 늘어져 변이 그 주머니 속으로 몰려 들어가는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직장류 초기에는 식이요법과 배변 완화제 등으로 치료하면 어느 정도 개선된다. 그러나 직장류 주머니 크기가 4㎝ 이상 커진 경우에는 교정수술을 해야 한다. 이 수술은 항문이나 회음부 또는 질을 통해, 늘어난 근육(직장류 주머니)을 붙들어 매는 것으로 비교적 간단하다. 그리고 평소 배변 때 과다한 힘을 주지 않도록 정상적인 배변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직장류 치료 후에도 변비에 걸리지 않기 위해 식습관을 개선하고 수분과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빨리 걷기와 조깅 등 꾸준한 유산소 운동은 변비 예방에 도움을 준다.


# 올바른 배변 습관

- 변기에 앉아 있는 시간 최대한 짧게

   
올바른 배변 자세(왼쪽), 잘못된 배변 자세
항문 관련 질환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으로 배변하는 습관을 갖는 게 좋다. 아침식사 후 화장실에 가는 것이 이상적이다. 또 변기에 앉아 있는 시간을 될 수 있는 한 짧게 하고, 변이 나오려고 하는 변의를 참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변의가 없을 때는 화장실에 가지 않고, 화장실에서는 스마트폰이나 책을 보지 않아야 한다.

올바른 배변 모양은 바나나 같은 부드러운 변이다. 죽 같은 묽은 변이나 딱딱하게 끊어지는 변, 염소똥 같은 변 등은 좋지 않다.

강동완 원장은 배변 횟수와 관련, "대변을 꼭 하루에 한 번씩 정해진 시간에 봐야 정상인 것은 아니다. 하루에 한 번 대변을 보지 않으면 변비로 생각하고 약을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대변 횟수는 사람마다 하루 3회에서 일주일에 3회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하루에 한 번씩 못 본다고 해서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강 원장은 설명했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항문 위생이다. 항상 청결하고 건조하게 유지해야 한다. 항문이 더러우면 세균이 번식해 가렵거나 염증이 생긴다. 배변 후에는 물로 씻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과다한 비누 사용은 오히려 감염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14. 09. 16 국제신문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