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총 게시물 515건, 최근 0 건
   
징글징글 송년 스트레스, 방치하면 계절적 우울증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4-12-23 (화) 13:36 조회 : 530


[도움말 = 신수미 좋은문화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

- 연말증후군 어떻게 극복할까 -


- 과다한 업무·잦은 회식 강행군
- 수면부족 등 몸과 마음 지쳐가
- 중압·무기력 동반 심하면 자살

- 전문의, 충분한 휴식시간 권장
- 건강식·비타민 섭취 도움 조언
- 올 한 해 이룬 일 스스로 칭찬도

노처녀 허모(39) 씨는 몇 해 전부터 크리스마스 즈음이면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업무 과다와 함께 각종 모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 해당될 듯하다.

실제로 한 통계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연말이 되면서 평소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보통 한 해 동안 이루지 못한 것들과 주변 사람들에 못 미치는 것 같은 자신의 처지에 대해 의기소침해하는 심리 때문이다. 좋은문화병원 신수미 정신건강의학과장은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연말증후군"이라 진단한다.

신 과장은 이 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연말이 되면 마무리해야 할 업무와 송년회 등 제대로 쉴 수 없는 일정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바쁜 생활 속에 잠이 부족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우울증이나 감기로 불똥이 튀기 쉽다는 것이다.

연말증후군이 찾아오면 불안하면서 조급하고, 유난히 외롭고 의기소침해진다. 괜한 짜증이 치밀고 화가 나는 등 감정기복이 생긴다. 증세가 심해져 병적우울증이 오면 일상 생활에 흥미가 사라지고 피로감을 쉽게 느끼지만 잠은 이루지 못한다. 여기에 불안감이 가중되고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한편으론 타인의 삶과 비교하며 스스로 무가치하다는 생각에 빠져든다. '해 놓은 것은 하나도 없는데 또 한 해가 이렇게 가다니' '결국 나는 혼자다' 등의 허무하고 우울한 생각으로 빠져들고 심하면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

연말증후군의 원인은 뭘까.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연말'이라는 사회적 스트레스다. 크리스마스와 함께 찾아오는 화려하고 시끌벅적한 연말연시를 앞두고 한 해 동안 성취한 것이 없다는 허무함과 상대적 박탈감, 잦은 모임에 의한 신체적 부담감, 과다지출로 인한 금전적 어려움, 새해엔 뭔가 이뤄야 한다는 중압감 등이 스트레스의 주원인이다. 가족 모임에서도 스트레스를 피해갈 수 없다. 특히 미혼이나 무직의 경우 가족들의 압박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연말우울증은 계절적 요인도 작용한다. 일조 시간의 단축, 추위로 인한 운동량 부족, 옥외 활동시간 미비 등과 같은 계절적 요인이 특정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줘 생리적으로 우울증을 유발시킨다.

신 과장은 "연초 계획했던 일들을 되짚어보고 하나하나 수첩에 적으며 이룬 것과 이루지 못한 것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설사 계획을 못 이뤘더라도 너무 자책하지 말고 다시 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올 한 해 이룬 일들에 대해서는 작은 것이라도 가치를 부여하고 자신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신 과장은 연말증후군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더 소개했다.

우선 연말까지 마감해야 할 업무와 모임 일정을 미리 체크하고 합리적 시간 배분과 함께 다가오는 새해를 위해 준비할 나만의 시간을 반드시 확보하라고 충고한다. 건강도 빼놓을 수 없다. 추위와 업무로 피로해진 몸을 달래기 위해 건강식과 비타민을 챙겨 먹고 충분한 휴식을 갖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다. 스트레스가 된다면 남은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과도한 음주는 우울증을 부르며 스트레스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적당히 마실 것도 빼놓지 않는다.

개개인에게 다가오는 연말의 느낌은 다르다. '증후군'이라는 이름을 달고 찾아올 수도 있고 '보람과 가치'로 다가올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든 시간을 갖고 차분히 계획하고 맞이한다면 연말은 '증후군'이 아니라 새해에 대한 희망으로 부푼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2014. 12. 23 국제신문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