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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펴고 삽시다…7080도 꼿꼿하게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5-07-07 (화) 11:34 조회 : 1440


[도움말 = 박원욱병원 박원욱 병원장]


<허리 펴고 삽시다…7080도 꼿꼿하게>

- 노인 척추측만 · 후만증 치료 -


- 자세 탓하며 시기 놓치기 일쑤 
- 구조적 변화는 수술 등 필요  
- 방치 땐 퇴행 질환 겹쳐 통증  
- 의지 가지고 적극 치료 땐 효과 


김모(70) 할머니는 10년 전 타 병원에서 척추수술을 받은 후 수년 전부터 허리가 점점 앞으로 굽어지는 증세가 나타났다. 어느 순간부턴 옆으로도 굽어지는 증상과 함께 걷기도 힘들 정도로 다리저림 증상까지 나타나 전문병원을 찾았다. 

정밀검사 결과 퇴행성 척추측만증 및 척추후만증과 함께 마비가 올 정도로 심한 척추협착증으로 진단됐다. 담당의는 이후 몇 가지 검사를 더 해보더니 비수술적 치료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해 수술을 결정했다.

비교적 고령이라 간단한 수술이 예정됐으나 한 번이라도 바로 서보고 죽고 싶다는 할머니의 비장함에 담당의는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가족들과 상의 후 결국 환자 의사를 존중해 척추협착증뿐 아니라 척추측만증 및 척추후만증 수술을 동시에 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수술은 보통의 허리 디스크나 척추협착증 수술보다 시간이 몇 배나 걸리고 위험성도 크며 무엇보다 70대 환자가 받기에는 무리일 정도로 큰 수술이다.

(수술로 똑바로 선 70세 김모 할머니- 앞으로 굽어진 허리(왼쪽)를 수술을 통해 12개 나사로 고정한 후 바로 잡았다.)

척추관절 전문병원인 박원욱병원의 박원욱 원장은 "20년 이상 척추 수술을 해오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환자가 낫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고 치료에 대한 확신이 클수록 효과가 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큰 협착증 수술이라도 보통 척추고정 나사를 4~6개 정도 고정한다. 하지만 이번 김 할머니의 경우 12개의 나사를 고정하고 척추전방 뼈를 잘라내는 교정수술을 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수술 이틀 후 보조기를 착용하고 일어선 김 할머니는 젊었을 때의 키를 찾았다고 무척 좋아했다. 가족들도 연신 감사하다고 했다. 박 원장은 "이럴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척추측만증이나 후만증은 잘못된 자세가 원인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잘못된 자세로 인한 척추변형은 병이라고 할 수 없다. 잘못된 자세로 인한 척추측만증은 기능성 척추측만증이라 하여 대부분 운동이나 바른 자세를 유지하면 없어진다.

(척추관절 전문병원인 박원욱병원 박원욱 원장이 척추측만증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척추의 구조적 변화로 발생하는 구조성 척추측만증은 일단 발생하면 악화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장 흔한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특발성 척추측만증(85%)인데 대개 10세 전후에 발병해 성장기 동안 점차 진행한다. 특발성 측만증의 원인은 뇌의 송과선에서 나오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영향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외의 원인으로 선천성, 신경근육성, 신경섬유종성 등이 있다. 대부분의 척추측만증은 유전이 되지 않지만 신경근육성 측만증은 유전이 된다. 

박 원장은 "진료 중 가장 큰 문제는 구조성 척추측만증을 기능성으로 오인하여 방치돼 점점 악화되는 경우"라고 지적했다. 휘어진 각도가 커지는 데도 치료하지 않으면 심폐기능이 저하돼 심하면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지만 대부분의 척추측만증은 증상이 없다. 김 할머니의 경우처럼 퇴행성 척추측만증이나 몇몇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는 통증이 없어 검사를 하지 않고는 발견되지 않는다. 간혹 소화기관이나 임신 출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이는 전혀 근거가 없다고 박 원장은 말했다.

척추측만증의 주 증상은 신체 균형이 맞지 않아 쉽게 피로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어깨, 흉곽 및 골반 비대칭으로 인해 신체에 대한 이미지 왜곡과 함께 미용적인 문제도 크다. 이로 인해 큰 각도의 측만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 변화가 빨리 와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척추측만증의 기본 치료는 보조기와 수술이다. 보조기는 성장기에서 각도가 20도 이상일 때 적용되며 수술은 성장기 때 각도가 40도 이상이거나 나이에 관계없이 50도 이상일 때 적용된다. 구조성 척추측만증은 척추교정이나 물리치료, 운동치료, 추나, 카이로프랙틱 등의 방법으로 교정된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운동은 근력 강화, 신체 균형 유지 등에 기본적으로 도움이 되며 보조기를 착용하는 학생의 경우 척추 유연성을 좋게 해줘 보조기의 효과를 좋게 할 수도 있다.

척추측만증은 심하지 않으면 병이라고 할 수 없다. 박 원장은 "그러나 각도가 아주 커지기 전에는 증상이 없으므로 스스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세 탓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처럼 걸을 때 다리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척추협착증이 동반된 경우이다. 척추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이 압박되고 신경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는 퇴행성 질환이다. 대부분 신경주사 혹은 신경성형시술 같은 비수술적인 치료로 호전되지만 증상이 심할 경우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척추마취 혹은 전신마취뒤 압박되는 신경 부위의 뼈와 비후된 인대를 제거하는 식으로 진행되며, 매우 심한 협착증이나 척추불안정증 혹은 척추전방전위증이 동반된 경우는 나사 고정을 할 수도 있다.


2015년 7월 7일 화요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