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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고 사는 속병…위 속 지독한 헬리코박터균 때문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5-12-22 (화) 16:38 조회 : 1964


[도움말 = 송철수 좋은삼선병원 병원장(소화기내과 전문의)]


< 달고 사는 속병…위 속 지독한 헬리코박터균 때문 >

- 위염·소화성 궤양·위암의 원인 -

(송철수 좋은삼선병원장이 소화성궤양 환자를 대상으로 내시경검사를 하고 있다.)

- 한국인 60~70%가 균 보유 
- 한 번 감염 땐 자연치유 어려워 

- 1차 제균치료는 3가지 약 복용 
- 혈액·호흡검사로 감염 판별 
- 유산균 섭취도 도움 


정식 명칭이 '헬리코박터 피로리'인 헬리코박터는 유산균 음료 광고 때 자주 등장해 이제 보통사람도 알 정도로 친숙하다. 한 번 감염되면 수년 또는 평생 감염이 지속되고 자연 치유되는 일이 거의 없다. 헬리코박터균은 상부위장관 질환의 주 원인 중 하나로 위염, 소화성궤양, 위암 및 변연부 B세포 림프종 발생의 주 원인인자로 밝혀졌다. 기능성 소화불량증, 위의 과형성 용종, 철 결핍성 빈혈과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헬리코박터균의 발견은 20세기 말 의학발전을 크게 앞당겼다. '위에는 세균이 살 수 없다'라는 '위 내 무균설'이 인정받던 시절, 호주의 젊은 내과의사 마샬과 병리학자 워런이 위 내에도 균이 살고 있음을 발견했지만 당시 의학계는 이를 믿지 않았다. 마샬과 워런은 1982년 마침내 혐기성 환경에서 균 배양에 성공해 위·십이지장 질환을 치료하는 데 획기적인 전환점을 만들었다. 두 사람은 2005년 노벨의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 헬리코박터 감염률 왜 높은가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되기 전 소화성궤양의 경우 효과적으로 치료하더라도 50~80% 정도 재발을 보여 '한 번 궤양은 영원한 궤양'이라는 말이 있었다. 이후 헬리코박터가 발견되고, 이 균을 치료하면 재발률을 3% 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헬리코박터균이 없으면 궤양도 없다'라는 개념이 새롭게 대두됐다.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정도가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돼 있다. 한국은 이보다 높은 60~70%의 감염률을 보이고 있다.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경로는 크게 ▷분변-구강 ▷구강-구강 감염으로 나뉜다. 이 중 한국은 후진국형인 분변-구강 감염 경로를 취하고 있다. 과거 낮은 경제적 수준, 유아기 때 밀집된 거주 환경에 따른 긴밀한 신체 접촉, 반찬을 공동으로 먹는 식습관 때문으로 풀이되며, 향후 경제성장에 따른 생활환경 개선으로 감염률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 제균율이 점점 낮아지는 게 문제

헬리코박터균은 백해무익한 균이지만 감염된 모든 사람의 균을 박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만일 헬리코박터균을 완전히 박멸했을 경우 항생제 내성이 증가할 수 있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의 경우 소화성 궤양, 위암의 내시경적 절제술 후, 위의 저위도 말트림프종에서 제균을 강력히 권유하고 있다. 이는 보험에서 인정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위축성 위염, 철 결핍성 빈혈, 기능성 소화불량증, 위의 과형성 용종증에도 사용을 권하고 있다. 1차 치료엔 항생제 2가지와 양성자 펌프억제제를 포함한 3제 요법으로 7~14일간 복용해야 한다. 이럴 경우 80% 이상의 제균율을 보였으나 최근 이 제균율이 80% 이하로 낮아지고 있다.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거나 세균이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차 제균치료에 실패했을 경우 2차 제균치료를 하며 4가지 약제를 사용한다. 

■ 유산균, 헬리코박터 제균 도울까

최근 헬리코박터균의 감염이 위암 발생의 위험인자로 알려지면서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에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존에 사용되던 1차 치료 약제들의 내성이 보고되고 이로 인해 제균율이 감소함에 따라 기존의 약제들과 병행할 수 있는 요법들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이 중 유산균은 항균물질 생성, 헬리코박터균의 부착저해, 점액 생산 촉진작용 등을 통해 위점막 감염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이와 관련 헬리코박터균을 직접 죽이지는 못하지만 유산균이 제균율을 상승시킨다는 보고들이 최근 발표되고 있다. 

그럼 속이 안 좋은 모든 사람은 어떤 검사를 해야 하는가. 보통 헬리코박터검사는 내시경할 때 조직을 조금 떼어내 검사한다. 하지만 한국과 같이 헬리코박터균의 유병률이 높은 나라에서는 경고 증상이 없는 경우 우선 약물치료를 한다. 여기서 경고 증상이란 나이가 40세 이상, 체중 감소가 있는 경우, 삼킴 장애가 있는 경우, 흑색변이 있는 경우, 위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등을 말한다. 이 같은 경고 증상이 없는 경우 우선 약물 치료를 해보고 만약 증상 호전이 없다면 내시경 검사 및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실시한다.


그렇다면 헬리코박터균이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내시경에 의한 조직검사가 아닌 간단한 방법이 있다. 혈액검사로 인한 헬리코박터 항체검사와 내쉬는 날숨에 숨은 이산화탄소 양을 측정해 헬리코박터의 유무를 알 수 있는 요소호기검사가 있다. 

송철수 좋은삼선병원장은 "백해무익한 균인 헬리코박터는 세계보건기구가 암을 직접적으로 유발하는 제1발암물질로 규정했다"며 "위장 증상이 없어도 제균을 원한다면 병원을 찾아 간단히 검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5년 12월 22일 화요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