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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 혈소판 주입…난임치료 새로운 빛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6-02-16 (화) 09:50 조회 : 940


[도움말 = 김재명 세화병원 난임의학연구소 소장]


< 농축 혈소판 주입…난임치료 새로운 빛 >

- 세화병원 PRP시술 주목 -

- 얇은 자궁내막 두께 증식시켜 
- 수정란 착상 도와 임신율 높여 
- 자기 혈소판 이용해 절대 안전 
- 특허 출원…유럽학회 발표 예정


난임환자들이 난치성이라 여겼던 치료의 길이 조금씩 넓어지는 등 지난 20여 년간 불임치료 의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생식생물학 전체 현상을 해명할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하지만 착상현상만은 아직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착상이야말로 오늘날 생식세포 연구의 최후 연구과제라고 말한다. 여전히 신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착상은 수많은 호르몬과 효소, 성장인자 등 미세조절물질의 상호작용과 함께 스트레스 등 정신적인 문제까지 관여돼 있기 때문이다. 

■ 착상은 여전히 신의 영역 

전문가들은 시험관아기 시술 시 임신율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보조요법을 동원했다. ▷착상 직전까지 수정란을 보호하고 있던 세포벽을 일부 절개해 수정란이 쉽게 빠져나와 착상을 돕는 보조부화술 ▷착상을 돕는 효소를 다량 주입하는 글루 시술 ▷자궁내막을 자극하여 착상에 도움이 되는 물질이 스스로 나올 수 있게끔 돕는 자궁내막자극술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보조요법은 말 그대로 보조일 뿐 해결책이 될 수 없었다. 특히 자궁내막의 두께가 기준치 이하로 너무 얇아 착상에 어려움이 있는 난임환자에게 보조요법은 큰 효과가 없었다. 자궁내막은 수정란이 착상하여 출산 전까지 임신이 진행되는 공간이다.


부산 유일의 불임전문 세화병원이 최근 혈소판 농축혈장 주입술(Platelet-Rich Plasma·PRP시술)로 임신율 향상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모은다. PRP시술을 통해 자궁내막을 기준치 이상 증식시키면서 임신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인자를 풍부하게 해줘 착상에 최적인 요건을 충족시킨 결과 임신율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난임환자가 체외수정(IVF)을 할 때 여러 가지 부분들의 상호작용으로 임신이 된다. 대표적인 것이 환자 나이, 체외수정으로 만들어진 수정란의 상태, 환자 자궁의 모양이나 두께가 임신 성공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는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특히 자궁내막의 경우 일정한 두께에 미치지 못하면 임신율에 많이 차이를 보이는 등 극명한 결과를 보였다.

지금까지 자궁내막 두께를 증가시키기 위해 자궁 조직으로 유입되는 혈류량을 증가시키는 방법과 호르몬의 기능을 조절하는 방법이 시도됐다. 전자는 자궁에 탄력을 줘 자궁 경화를 완화시켜줄 뿐 자궁내막의 두께를 근본적으로 증가시키지는 못하며 후자는 장기간의 투여에 따른 부작용 및 고비용의 문제와 함께 효과에도 분명한 한계를 보여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화병원 불임의학연구소는 자궁내막 세포의 직접적인 증식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던 중 PRP시술이 줄기세포의 증식과 기능성 향상에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것에 착안해 이 연구를 시작했다. 자가 유래 농축 혈소판(PRP)은 본래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상처 치유의 역할을 한다. 즉 상처 부위에 혈소판이 작용해 혈소판 내에 존재하던 여러 성장인자와 미량 물질을 방출한 후 이들이 다시 상처 주위의 세포에 작용해 상처 부위의 세포증식을 활성화시켜 서로 연결을 견고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PRP란 결국 이러한 자가 유래 혈중 혈소판을 체외에서 농축시켜 다시 체내에 주입함으로 본래의 기능을 단시간 내에 빠르게 향상시키는 기능을 한다. 최근 스포츠의학 분야에서 운동선수의 빠른 치유를 위해 이러한 혈소판을 농축시켜 수술 부위 등에 주입해 빠른 재활을 돕는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세화병원 불임의학연구소 연구원이 자궁 주입을 위해 PRP(자가 유래 농축혈소판)을 분리하고 있다.)

■ 평균 이상 임신 효과 확인

일반적으로 자궁내막 두께 7㎜를 기준으로 임신율이 100% 이상 차이를 보인다. 연구소 측은 1회 이상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았고, 당시 자궁내막 두께가 7㎜ 이하의 환자로 정상적인 임신 출산을 하지 못했던 환자를 대상으로 PRP를 주입했을 경우 98% 이상의 환자에서 자궁내막이 7㎜ 이상으로 증가했고 평균 이상의 임신 효과를 보였다. PRP시술은 자신의 혈중 혈소판을 사용하기 때문에 거부반응이 거의 없어 절대 안전하다. 세화병원은 몇 년간의 노력 끝에 결과를 본 PRP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고 이를 바탕으로 오는 7월 핀란드에서 열리는 유럽불임학회에 참석해 PRP시술의 우수성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재명 세화병원 불임의학연구소 소장은 "1회 시술로 자궁내막의 증식이 일어날 수 있으나 사람마다 또는 생리주기에 따라 혈소판의 농도나 성장인자의 구성이 약간씩 다를 수 있어 효과에 대한 편차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의학기술의 특성상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 정부연구비를 신청해 봤지만 개인병원이라는 한계로 좌절됐다. 하지만 병원 측의 적극적이고도 지속적인 지원이 이 같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불임의학연구소는 PRP시술 연구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PRP 성분과 착상에 필요한 물질의 성분이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 난자의 상태가 좋은 데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착상에 실패하거나 초기 유산이 일어나는 환자들에게 PRP시술이 효과적인지를 연구하고 있다.


2016년 2월 16일 화요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