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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하게 휜 'O'자형 다리…중년 관절건강 '빨간불'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3-05-14 (화) 10:48 조회 : 1291


[도움말=이춘기 부산힘찬병원 병원장]

- 좌식 생활습관·상체비만 늘면서
- 무릎 연골 많이 닳아 다리 변형
-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흔히 발생

- 직립서 5㎝ 벌어질 땐 관절염 의심
- 계단 오르내리기 힘들고 아프다면
- '변형교정술' 등 전문 시술 받아야


(오자형으로 휘어진 중년 여성의 다리를 의료진이 진료하고 있다. 부산힘찬병원 제공)

주부 김성자(54·부산 반여동) 씨는 최근 부부모임에 가기 위해 치마를 꺼내 입었다가 깜짝 놀랐다. 다리가 보기 흉하게 휘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평소 치마를 잘 입지 않아 다리가 휘어진 것을 알지 못했다. 게다가 무릎 통증이 잦아져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힘들 정도가 됐다. 김 씨는 병원에서 오(O)자형 휜다리로 '중기 퇴행성 관절염'이란 진단을 받았다.

■무릎 간격 5㎝ 넘으면 휜다리

흔히 오자형 다리로 불리는 '휜다리'는 서양인보다는 동양인에게,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흔한 질환이다. 이는 생활습관과 관련 깊다. 오자형 휜다리는 유전이나 성장판 질환 때문에 발생하기도 하지만 후천적인 원인이 대부분이다. 한국인이 서양인보다 오자형 휜다리가 많은 것도 좌식생활을 하는 특성 탓이다. 특히 중년 여성들은 집안 일 등으로 오랜 기간 쪼그려 앉아 일하는 생활습관을 유지해 남성보다 오자형 휜다리가 많다.

쪼그리고 앉는 자세는 무릎 안쪽 연골을 유독 많이 닳게 만든다. 다리는 바깥쪽으로 휘게 되고 무릎이 심하게 접히면서 관절주변 인대가 늘어난다. 때문에 선 자세에서 뼈의 올바른 정렬상태를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최근에는 과도한 식습관으로 상체비만이 늘어나면서 하체가 체중을 지지하지 못해 무릎과 고관절이 변형되는 오자형 휜다리의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뼈의 부정정렬, 근육의 기능저하 등도 후천적 원인이다.

다리가 오자형으로 변형되면 통증으로 일상 활동이 불편하고, 미용상 스트레스까지 더해져 이중고를 겪게 된다. 다리가 쉽게 피로해지고 무릎과 골반의 통증이 동반된다. 오자형 휜다리는 대부분 중기 관절염 단계다. 게다가 다리가 한번 휘기 시작하면 지속적으로 무릎 안쪽 연골에만 체중이 걸리면서 통증이 더 심해지고 계속 방치하면 말기 관절염으로 진행되기 쉽다.

■휜다리 펴고 무릎 통증 줄여야


(변형교정술로 교정하기 전(사진 왼쪽)과 후의 다리 모습.)

X-선 검사에서 무릎뼈가 안쪽으로 10도 이상 휘어져 있고 연골이 안쪽만 손상이 돼 있으며 양 발을 일자로 모으고 똑바로 섰을 때 무릎 사이의 간격이 5㎝ 이상 벌어져 있으면 오자형 휜다리로 보면 된다. 특히 계단 오르내리기가 어렵거나 쉽게 다리가 붓고 아프면 병원을 찾아 전문적인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치료하지 않으면 연골이 한쪽만 비정상적으로 닳게 돼 손상이 가속화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휜다리의 교정이 필요하다.

휜다리를 펴고 무릎 통증을 경감하는 시술로 '변형교정술'이 있다. 변형교정술은 무릎 관절 자체를 수술하는 것이 아니라 종아리뼈(경골)를 교정해 무릎을 반듯하게 펴 주는 수술이다. 똑바로 선 자세에서 다리를 따라 일직선을 내려그었을 때 해당 무게를 받아야 할 무릎이 옆으로 비껴있는 것을 바로 잡는 수술이다. 무릎 아래 부분인 종아리뼈를 바로 잡아 안쪽 관절에 실려 있던 부담을 골고루 분산시켜 통증을 완화하는 원리다. 인공관절수술과 달리 자기 관절을 더 오래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컴퓨터를 이용해 수치를 계산해 뼈와 뼈 사이 간격을 정확히 조절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어 수술 정확도와 성공률이 더 높아졌다. 옛날에는 육안으로 무릎의 굴곡과 교정각도를 측정해 시술했다. 수술 시간은 40분 정도이며 3, 4일이면 퇴원이 가능하고 4주 정도의 재활기간이 거치면 걸을 수 있다. 수술 후 무릎을 굽히는 데 지장이 없고 심한 운동도 가능하며 휘어진 다리 모양까지 개선하는 미용적인 효과도 있다.

하지만 연골이 심하게 닳고 다리가 너무 휘거나 골다공증 등으로 뼈가 약한 경우 또는 염증반응이 심하면 변형교정술로 치료가 어렵다. 이 경우 말기 관절염 치료에 시행되는 인공관절치환술을 검토해 봐야 한다. 인공관절치환술은 인공재료로 만든 관절로 갈아끼우는 시술로, 영구적으로 사용하지 못해 재수술을 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어 전문의 상담 후 수술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2012. 10. 30 국제신문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