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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힐, 치명적 매력만큼 척추엔 치명적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3-05-14 (화) 11:23 조회 : 1093


[도움말=정세헌 부산힘찬병원 신경외과 과장]

- 각선미·힙업 위한 '핫 아이템'
- 장시간 신으면 허리에 부담
- 디스크 등 척추질환 위험 노출
- 가급적 굽높이 4㎝ 이하로
- 플랫슈즈도 허리에 안좋아


(젊은 여성의 자존심 하이힐. 하지만 장시간 신으면 허리 등에 악영향을 미쳐 척추신경에 무리가 가기 쉽다.)

150㎝대의 작은 키가 콤플렉스인 회사원 박혜진(27) 씨에게 외출 시 하이힐은 필수품이 됐다. 10㎝ 높이의 하이힐은 다리의 맵시를 살려줄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엉덩이가 올라가는 힙 업 효과까지 내고 있다. 하지만 고통이 따랐다. 허리 통증으로 거동이 불편해지고 걸음걸이도 엉성해진 것이다.

20~30대 여성에게 하이힐은 빠질 수 없는 '핫 아이템'이다. 기본 7㎝에서 10㎝ 이상인 이른바 '킬힐'또한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굽이 높아지는 만큼 건강은 적신호다. 하이힐은 몸의 전체 균형을 잡아주는 척추에 변형을 주기 쉬운데, 장시간 신으면 허리는 물론 발목, 종아리까지 악영향을 미쳐 각종 척추신경에 무리가 가기 쉽다.

높은 굽의 하이힐은 체중이 발바닥에 골고루 분산되지 않고 발 앞쪽과 뒤쪽에 압력이 집중돼 본인도 모르는 새 가슴이 앞으로 당겨지고 엉덩이는 뒤로 빠지게 된다. 몸의 균형이 틀어지면서 자세가 뒤뚱거리게 된다. 이를 방치하면 요통이 생기고, 척추질환으로 악화할 수도 있다.

'허리디스크'의 정확한 의학적 명칭은 '추간판탈출증'으로, 대표적인 척추질환이다. 척추뼈에는 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말랑말랑한 조직이 있다. 이것이 바로 '추간판'이고, 일명 '디스크'다. 디스크는 충격을 흡수해주기 때문에 우리는 뼈와 뼈가 부딪히는 고통을 겪지 않고 자유롭게 걷고 움직일 수 있다. 하이힐의 높은 굽으로 생긴 잘못된 자세는 디스크를 닳게 해 허리디스크로 이어지는 것이다.




척추전방전위증은 환자들이 허리디스크와 많이 혼동하는 질환으로, 엉덩이부터 시작한 통증이 다리 바깥 부위의 통증까지 진행되는 증상이 비슷해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허리디스크와 달리 허리뼈가 앞으로 튀어나오면서 척추관 내의 신경이 심하게 눌리게 되고 다리가 저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고 아프며 쉬었다 다시 가야 하는 보행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척추전방전위증은 불안정한 척추 관절 탓에 위의 척추가 아래 척추보다 앞으로 밀려 나와 척추가 어긋나 있는 상태다. 어긋난 뼈는 근처 신경이나 척수를 누르기 때문에 허리 통증을 유발하고 통증 때문에 오래 걷는 게 어렵다. 다리 저림 증상을 동반하는 예도 있다.

척추전방전위증의 초기 증상이라면 비교적 간단한 비수술치료인 신경성형술을 사용할 수 있다. 신경성형술은 지름 1㎜의 특수 제작된 얇은 관을 꼬리뼈를 통해 삽입하고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이다.

그러나 모든 질병이 그러하듯 허리도 질환으로 발전하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부산힘찬병원 신경외과 정세헌 과장은 " 가급적 하이힐을 자주 신는 생활습관은 줄이고 하이힐을 신어야 할 경우라면 굽 높이 4㎝ 이하를 적당히 신는 게 좋고, 굽이 없는 플랫슈즈는 오히려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2013. 02. 12 국제신문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