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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리고 아픈 다리 치료효과 없다면…척추·혈액순환 복합 검사를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3-10-13 (금) 15:54 조회 : 5229

목·허리 등 질병 관련 오해들


- 목 질환, 고혈압·근육통이 유발
- 요통의 원인 500가지가 넘어
- 디스크탈출증·협착증 우선 확인
- 환자 여러 질병 앓는 경우 많아
- MRI 촬영·말초신경 검사 권장

나이가 들수록 여러 장기와 근골격계에 퇴행성 변화가 일어난다. 즉, 한 환자에게서 여러 질병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렇듯이 다리가 저리거나 아프면 척추 문제로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렇지 않다. 다른 질병에 의한 것도 많기 때문에 증상의 원인을 정확히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 명의로 꼽히는 박원욱병원 박원욱(정형외과 전문의) 병원장의 도움말로 그와 관련한 주요사항들을 짚어봤다.
보통 다리가 저리거나 아프고 불편하면 척추 문제로 생각하기 쉽지만 다른 질환에 의한 것도 많은 만큼 원인을 정확히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원욱병원 박원욱(정형외과 전문의) 병원장이 진료실에서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목과 허리 통증

목 부위의 통증은 고혈압 또는 목디스크, 단순 근육통이 원인일 수 있다. 요추(허리) 질환자의 증상은 크게 요통, 엉치와 다리 저림, 당김, 시림 등이다. 그리고 감각이상, 위약(힘이 빠지는 것), 대소변 장애 등이 있는데 이들은 마비 증상이므로 응급상황에 속한다. 흔한 증상인 요통도 그 원인을 세부적으로 보면 500가지가 넘는다. 치료의 첫걸음은 원인을 찾아내는 것인 만큼, 그 500가지 중에서 한두 가지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요통의 가장 흔한 원인인 디스크탈출증이나 척추관절염, 압박 골절 및 척추협착증 등에 대한 검사를 우선 시행하게 된다. 요통의 원인 중에서 종양 염증 골절 외에는 대부분 응급이 아니므로 가벼운 치료부터 시작한다.

■다리 증상의 오해

다리 증상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혈액순환 검사를 진행하는 모습.
척추질환 중 수술이 가장 많은 디스크탈출증 및 척추협착증은 방사통, 파행 등 다리 증상이 주된 것이다. 그래서 다리가 저리고 당기며 절뚝거리거나 심지어 마비까지 동반될 수 있다. 보통 다리 저림에 대해 정형외과 의사는 척추질환을, 혈관 전공 의사는 하지정맥류를 먼저 생각해 검사를 하게 된다.

여성 A(60대 후반) 씨는 다리 저림으로 수술을 받았는데, 증상이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 수술 전후 엑스(X)선 및 MRI 검사에서도 수술에 문제가 없었다. 다른 원인을 찾기 위해 ‘하지 혈액순환 검사’를 하니, 증상 부위의 동맥이 거의 막혀 있었다. 다리 증상의 원인이 척추가 아니었던 것이다. 환자 B 씨 또한 2년간 통증 주사와 도수 치료를 했고 신경성형술도 받았으나 효과가 없었다. 이에 척추 외 질환 검사를 한 결과, 한쪽 다리의 동맥이 막혀 있었다. 이후 혈관 시술을 받고 나서는 증상이 완전히 좋아졌다. 환자 C 씨는 하지정맥류 시술에도 다리 증상이 낫지 않아 검사를 하니 척추협착증이 원인으로 판명됐다.

박원욱 병원장은 “당뇨병 환자들의 경우는 말초신경병에 의해 다리 저림이 있기도 한데, 이런 때는 척추에 질병이 아주 심한 경우가 아니면 비수술 치료가 우선적으로 이뤄진다. 이런 상황은 근전도 검사를 통해 간편하게 진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외 질병 발견 사례

어느 여성 환자는 허리가 아파서 통증 치료를 했는데 효과가 없어 정밀검사를 받으니 자궁 증상(후굴증)이 발견됐다. 또 다른 환자는 어깨가 아파서 검사한 결과 어깨에는 별 이상이 없고, 심근경색증으로 진단된 경우도 있다. 허리 CT만 촬영하고 치료를 진행해 온 다리 저림 환자는 MRI 촬영 후 척추신경 종양이 발견됐다(신경 종양은 CT 검사에서 잘 확인되지 않음). 목 질환(심한 중심성 디스크탈출증)으로 다리가 저리고 힘이 빠지는데 목에 대한 검사를 하지 않고 허리만 치료한 환자도 있었다. 등(흉추)에 심한 디스크 탈출증이 있고 허리에 심하지 않은 협착증이 있는데, 허리만 수술해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등이 아픈 어느 환자에게서는 췌장암이 발견된 적도 있다.

■증상 호전 없으면 복합적 검사를

박원욱 병원장은 “위의 여러 사례들과 같은 상황이 생기면 환자와 의사 모두 괴로운 일이다. 처음 증상이 있을 때부터 정밀검사를 할 필요는 없지만, 치료를 해도 호전이 안 되거나 미흡하면 원인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일 MRI 촬영을 할 때, 허리만 아프다고 해서 허리 MRI만 하면 목이나 등에 있는 중요 질병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원욱 병원장은 “말초신경 기능검사와 하지 혈액순환 검사를 같이 하거나, 같이 하지 않더라도 척추에 대한 치료 효과가 없으면 차후에라도 혈액순환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저희 병원 초기에는 다리 저림 환자의 혈액순환 검사에 대해 보험금을 줄 수 없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대부분 인정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구시영 선임기자 ksyo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