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지난주 의심 환자가 급증해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는 65세 이상 고령층과 어린이 등 고위험군에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을 할 것을 권고했다.
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지막 주(12월 22~28일) 전국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 가운데 독감 증상을 보인 의심환자 수를 나타내는 독감 의사환자(ILI) 분율은 73.9명이었다. 1주 전 31.3명에서 약 2.41배(136%) 급증한 수치다. 예년 인플루엔자 유행 정점 때의 의사환자 분율과 비교해 보면 2016년 86.2명 이후 최고 수준이다. 2023년과 2022년은 각각 61.3명, 60.7명이었다. 코로나19로 독감 유행이 없던 2020년과 2021년엔 각각 3.3명, 4.8명이 최고치였다. 통상 겨울방학 시작 전후인 12월 말과 1월 초 무렵 독감 유행의 정점을 보인다.
독감으로 응급실을 찾거나 입원한 환자도 급증한다. 지난달 23~27일 응급실 내원 환자는 평일 평균 1만8437명으로 전주 대비 3377명 늘었으며, 증가한 환자의 약 41%가 독감 환자였다. 하루 평균 1357명이 독감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은 셈이다. 전국 220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독감 입원 환자도 일주일 새 403명에서 834명으로 배 이상 늘었다.
모든 연령대에서 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13~18세 청소년층에서 환자 수가 특히 많았다. 1000명당 151.3명으로, 2024~2025 절기 독감 유행 기준(1000명당 8.6명)의 17.6배에 달한다.
당국은 고위험군의 경우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플루엔자 감염 시 중증화 위험이 큰 6개월~13세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은 오는 4월 말까지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봄철까지 인플루엔자 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어린이와 임신부, 어르신은 이미 늦었다 생각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백신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