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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트렌드 맞춰 스포츠 재활의학 혁신 접목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5-08-28 (금) 17:57 조회 : 812
< 세계 트렌드 맞춰 스포츠 재활의학 혁신 접목 >

- 정흥태 해운대 부민병원장 -


- 최근 네 번째 병원 개원 
- 서울 벤치마킹 한계 느껴 
- 뉴욕 HSS와 업무협약 체결 
- 선진 시스템 국내 첫 도입 
- 하드웨어 차별화 등 시도 


1985년 문을 연 정흥태 정형외과를 전신으로 출발한 인당의료재단 부민병원이 덕천동 본원(1996) 구포(2008) 서울(2011)에 이어 지난 7월 네 번째로 해운대부민병원을 개원했다. 기존 3곳의 900병상에 이번 해운대부민병원의 300병상을 합치면 웬만한 대학병원과 맞먹는다. 

관절·척추·내과 중심의 종합병원으로 정평이 나 있는 부민병원은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전문병원(3년간 유효) 관절 부문에서 1기에 이어 2기에도 선정됐다. 서울부민병원도 2기 전문병원으로 신규 지정됐다. 지역 의료계는 이번 해운대부민병원의 개원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부산의 금싸라기 땅인 해운대에, 그것도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진 스포츠의학분야에 뛰어들어 치료 및 재활의 특화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만난 정흥태(64) 해운대부민병원 원장은 뜻밖에도 시계추를 4년 전으로 거슬러 부민병원의 서울 진출을 화제로 돌리며 해운대부민병원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그 당시 그는 지인들로부터 '지역 거점 병원으로 굳건히 자리를 잡은 부민병원이 뭐가 아쉬워 서울로 가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이유는 단 하나, 대한민국 최고인 서울 의료의 노하우를 몸으로 배워 부산에 접목하기 위해서였다.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호랑이를 잡을 수 있다는 심정이었다. 당연히 리스크는 각오했다. 예상대로 초창기엔 몹시 고전했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은 극복했다고 자부했다. 서울 진출의 당위성을 얻었다는 것이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병원을 대상으로 전문병원을 선정하는 보건복지부 산하의 대한전문병원협의회장을 하면서도 못 느꼈던, 분명 서울 의료엔 지역에서 모르는 그 뭔가가 있을 것이란 생각은 빗나갔다. 서울지역 병원은 의료경영, 다시 말해 돈 버는 데는 영악할 정도로 아주 뛰어났지만 본질인 시스템은 기대했던 것과 달리 특별한 게 없었다는 게 정 원장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대학병원 시스템을 따라갈 수도 없는 거였다. 결국 서울을 벤치마킹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정 원장은 그래서 눈길을 해외로 돌렸다. 153년 전통으로 미국 내 병원 평가에서 정형외과 부문 1위로 매년 선정되는 뉴욕의 HSS(Hospital for Special Surgery)를 롤모델로 삼았다. 2011년 말부터 수차례의 이메일 교환과 상호 방문 및 실사 끝에 지난해 아시아병원 최초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 이후 재활프로그램 전반에 관한 컨설팅을 받아 HSS의 선진시스템을 최초로 한국에 접목한 곳이 바로 해운대부민병원이다. 

해운대부민병원은 하드웨어부터 차별화를 시도했다. 수술실은 헤파필터와 항온·항습 공조시설을 설치해 극미세먼지까지 제거할 수 있으며 입원실은 감염 최소화를 위해 기준 병상을 4인실로 설정했다. 무엇보다 병실이나 복도 등 공간이 아주 넓고 쾌적하다.

또 오래 입원할 필요가 없는 환자의 경우 당일수술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HSS의 치료 시스템과 함께 마취 통증관리 프로그램을 도입, 전신 마취를 자제하고 국소·부분 마취를 지향해 치료기간을 현저히 줄였다. 고령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관절·척추환자는 대개 당뇨나 고혈압,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점을 감안해 내과 검사와 동시에 진행하는 협진 시스템도 갖췄다.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분야는 스포츠의학. 해운대부민병원은 어깨 무릎 발목 고관절 척추 등 스포츠 손상에 특화된 치료를 위해 부위별 스페셜리스트를 영입했다. 프로·아마 선수는 물론 동호인들의 치료 및 재활을 위한 스포츠 재활센터는 HSS의 재활치료 프로그램과 동일한 시스템으로 같은 수준의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관절 하중을 줄여 부담 없이 근력운동을 할 수 있는 무중력 트레이드밀, 3D 무빙플랫폼이 적용된 첨단 심부근력강화기 휴버,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수중 재활치료기 스위맥스 등 30억여 원이 투자된 최첨단 재활장비는 국내 재활치료의 새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원장은 "스포츠의학은 이제 세계적인 의료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며 "우리병원이 이 흐름에 능동적으로 발맞춰 국내 의료계에 새로운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를 발판으로 2020년까지 부민병원을 아시아 최고의 관절·척추 전문병원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옛 기장군 철마 출신의 정 원장은 부산고, 부산대 의대를 졸업했으며 현재 대한병원협회 부회장과 부산대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다.


2015년 8월 28일 국제신문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