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항 발돋움한 '틈새시장'…부산 질높은 서비스로 공략 -
(부산의료관광 홍보단이 지난 6일 러시아 연해주 나홋카 마린클럽 회의실에서 부산 의료관광 설명회를 열고 있다.)
- 부산대병원 등 양한방 9곳 참여
- 블라디보스토크와 3시간 거리
- 신흥 산업도시로 잠재시장 커
부산의료관광 홍보단(이하 홍보단)이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3박 4일간 일정으로 부산의료관광 설명회와 나눔의료 등의 활동을 펼친 곳은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와 나홋카. 현지 체류 일정 중 3분의 2를 나홋카에서 소화했으니 사실상 나홋카가 이번 방문의 목적이다.
그런데 나홋카는 연해주 주도(州都)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차편으로 3시간이나 떨어져 있고 인구는 15만 명에 불과하다. 도로 사정도 좋지 않다. 인구 60만 명의 블라디보스토크와는 비교되질 않는다. 왜 나홋카일까. 나홋카의 '잠재 시장'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틈새시장인 셈이다.
서울(인천공항)과 항공편으로 2시간30분 거리인 블라디보스토크는 의료관광 시장이 포화 상태다.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해 우리나라 전역에서 의료관광 홍보차 숱하게 찾는 등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드는 곳이다. 이미 블라디보스토크 위주로 의료관광 시장이 형성돼 있다. 덕분에 우리나라를 찾는 러시아 환자의 3분의 1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온다. 서울 대형병원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 현지 병원을 세운다는 얘기까지 들릴 정도다.
그래서 이번에 부산은 나홋카로 눈을 돌렸다. 새로운 시장으로 잠재력이 크다고 본 것이다. 나홋카는 어업, 생선 가공업, 선박 수리업 등의 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현재 42개 이상의 나라와 무역관계를 맺고 있으며, 블라디보스토크의 무역항 기능도 나홋카로 이전하는 추세다. 이번 부산의료관광 홍보단 총괄 실무를 맡은 부산관광공사 박상철 관광마케팅 단장은 "당장 구체적인 성과는 없다고 해도 잠재 시장 개척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앞으로 좋은 결과로 이어지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보단 단장인 부산시 박호국 보건복지건강국장은 "러시아 환자의 의료관광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부산을 찾는 비율은 5% 정도에 그치는데, 서울 쪽은 비싸고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는 인상이 확산하고 있어 이런 틈새를 부산에서 비집고 들어간다면 승산이 있다"고 평가했다. 박 국장은 또 "의료관광 설명회에는 우수한 의료기관과 의료진이 함께 참여했다. 중증환자가 많은 러시아 환자 유치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홍보단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부산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등 대학병원 두 곳과 부민병원, 강동병원,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신통한의원, 신창한의원, 신세계병원, 프라이덴치과 등 9곳. 양방과 한방 의료기관이 골고루 참여했다. 여기에 힘입어 지난 6일 나홋카 마린클럽에서 열린 부산 의료관광 설명회에는 애초 예상보다 많은 80여 명의 병원 관계자, 에이전트, 시민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한방에 대해서도 현지에 잘 알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신창한의원 권혁란 원장은 "러시아에는 우리나라 한방 불임(난임) 치료, 비만 클리닉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 한약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관 주도 방식에는 한계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의료기관이 의료관광 홍보를 주도하는 가운데 현지 에이전트, 의료진과 활발하게 접촉할 수 있는 자리를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홍보단 일원으로 참여한 한 의료기관 관계자는 "백화점식 홍보 활동은 효과가 작다. 가장 좋은 것은 현지 의사와 에이전트들을 직접 접촉하는 방식이다. 특히 의사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은 현지 환자를 유치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3. 11. 12 국제신문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