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현 아주재활병원 병원장]
-농구선수, 아이언맨 되다-
얼마 전 프로농구 시즌이 끝났다. 농구는 폭발적이고 빠른 움직임이 많은 운동으로, 생리학적으로는 무산소 운동이다. 이 때문에 비시즌 중 훈련은 6~8주 정도로 제한한다. 오히려 과도하게 유산소 운동을 했을 때 점프력, 스피드, 순발력 등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구는 짧고 강도가 높은 움직임을 반복적으로 지속하는 스포츠다. 농구 선수가 무산소 운동을 하는 경우는 공수가 바뀌어 수비로 뛰어들어갈 때, 맨투맨 상황에서 드리블하며 앞으로 넘어갈 때, 풀 코트 프레스 디펜스, 리바운드 싸움으로 점프와 착지를 계속 반복했을 때다. 높은 강도의 무산소 운동은 보통 3분 정도밖에 할 수 없다. 어쨌거나 농구 선수는 순식간에 행하는 움직임을 위해 자신의 무산소 운동 체계를 잘 유지해야 하는데, 무산소 운동은 굉장히 고통스럽다. 이런 무산소 운동이 잘 유지되지 않았을 때(몸이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흔히 부상이 생긴다.
원래 농구 장비는 아주 간단했다. 공, 운동화, 유니폼만 있으면 됐다. 기본적으로 농구는 몸과 몸이 부딪히는 운동이므로 많은 경기 룰이 신체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전돼 왔으나, 경기 중 선수끼리 부딪혀서, 또는 경기장 바닥에 넘어져 생기는 부상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기란 불가능하다. 특히 프로농구는 날로 거칠어지고 있다. 이런 탓에 첨단 유니폼이나 보호장비가 속속 등장했다. '아이언맨' 수준이다. 몇 가지를 소개한다.
우선 고글이다. 예전에는 안경을 쓰는 농구 선수도 있었으나, 콘택트렌즈 보편화로 찾아보기 어려워졌고, 콘택트렌즈도 운동 중 부딪히거나 할 때 빠지거나 부상을 일으킬 수 있어 최근에는 고글을 쓰는 선수가 많다. 다음은 얼굴 마스크. 상대의 팔꿈치 가격으로 입술이나 치아가 다치고, 심하면 코뼈까지 부러지는 예가 허다해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국내 프로 선수 사이에도 팔꿈치 보호대는 일반화됐다. 미국 NBA의 유명한 포인트 가드인 앨런 아이버슨이 착용해 눈길을 끌었는데 주로 득점력이 좋은 가드들이 애용한다. 상대 선수들과의 과격한 접촉이나 코트에 부딪혔을 때 부상을 막아준다. 손가락 보호대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가슴 보호대도 있다. 수비 중 스크린 동작 때 상대 선수는 가슴 부위를 팔꿈치나 손으로 과격 당하기 쉽다. 특히 몸싸움이 격렬한 골 밑에서는 점프하거나 내려오면서 상대방의 팔꿈치, 무릎이나 다리에 가슴이 차이는 예가 자주 생긴다.
엉덩이 보호대는 유니폼 속에 착용해 잘 볼 수는 없다. 충격 흡수를 잘하는 재질로 돼 선수들이 경기장 바닥에 구르는 공 다툼을 할 때 더 과감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발목 보호대나 손목 보호대는 흔하다. 앞으로는 어떤 보호장비의 '진화'가 이뤄질지 기대된다.
2013. 04. 30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