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끌벅적한 집안 풍경에 흐뭇
- 체감 가능한 다자녀 혜택 요구
합계출산율이 2명도 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다섯째 자녀를 출산하고 기쁨을 누리는 부부가 있어 화제다.
24일 오후 부산 북구 화명동
미즈웰산부인과 입원실. 공형우(38) 최성영(34) 씨 부부가 지난 21일 오전 6시 출산한 딸 은혜(태명)를 안고 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다섯째 은혜 위로 언니 오빠가 2명씩 있다.
최 씨는 "우리 부부는 남들보다 더 열심히 생계에 나서야 한다"며 "출산을 망설이는 가족에게 2~3명의 자녀는 꼭 두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부부는 형제끼리 잘 어울리고 때론 다투기도 하지만 시끌벅적한 집안 풍경을 보면 흐뭇해진다고 했다. 외동인 공 씨와 남동생만 하나 있는 최 씨는 어릴 때부터 형제가 많은 친구를 보면서 항상 부러워했다. 결혼하면서 이심전심으로 3명의 자녀를 두기로 계획을 세웠다. 엉겁결에 더 많은 자녀가 생기긴 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되레 이를 축복으로 여기고 있다.
평범한 회사원인 남편의 월 급여는 250만 원 정도. 빠듯하지만 아껴 쓰면 큰 무리는 없다고 한다. 공 씨는 "첫째가 입던 옷과 책을 넷째까지 물려 쓰고 있고, 기저귀 등 육아 용품은 인터넷 카페에서 저렴하게 산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부인 최 씨는 "너무 아껴가며 아이가 원하는 것을 못 해주는 부모가 되고 싶지 않아 2년 뒤부턴 맞벌이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부는 친정과 시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3명에 불과해 저출산 국가로 분류된 우리나라는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며 출산을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은 거의 없다는 것이 다자녀 가구의 주장이다.
최 씨 부부는 "출산 후 1년간 매월 10만 원씩 받고 있지만 큰 도움이 되고 있지 않다. 광안대교 출입을 무료로 해주거나 공영주차장을 할인하는 것이 다자녀 세대에 무슨 소용이 있겠나"고 반문하며 정부와 지자체에 적극적인 지원책을 요구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시에서 5명 이상 자녀가 있는 가정은 모두 344세대. 2008년 12명이 출산한 이후 2009년 22명, 2010년 29명, 2011년 29명 등 5명 이상 다자녀 가정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3. 04. 25 국제신문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