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를 수색 중에 지뢰를 밟아 낙오된 병사가 북한군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다, 이를 계기로 병사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군 초소에 방문하게 되고 서로 형제처럼 군생활을 하다가 이런 사실이 들통나서 서로 총부리를 겨누다 우발적인 총격이 일어난다.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내용의 영화가 ‘공동경비구역 JSA’ 이다. 송강호 이병헌 이영애 같은 국민배우들이 출연해 인기가 많았고 무엇보다도 단일민족의 분단국가라는 현실을 “야,야,야. 그림자 넘어왔어. 조심하라우” 라는 한마디로 전달하여 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도 받았다.
그림= 서상균 기자
민간인이 거주 할 수 없는 민간인통제구역보다 북쪽에 흔히 우리가 뉴스에서 보던 철책이 남방한계선이다. 남방한계선을 지키는 전방초소 GOP 가 있으며, 남방한계선 철문을 열고 들어가면 비무장지내내에 남북의 최전방 감시초소 GP가 있다.
GP는 정예 병력인 수색 중대가 맡으며, GP 근무 중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휴가가 불가능하고, 택배도 받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GP 근무 목적이 전방 감시로 영화처럼 매일 2회 일출과 일몰 때 전대원이 무장을 하고 관할 지역을 직접 순찰하며 경계 근무를 한다. 만약 전면전이 일어나면 대부분 바로 전멸이 예상되며 5분을 견디고 적의 공격 지점을 보고하면 임무가 완수 된 것으로 판단한다. GP는 최전방 중의 최전방이다 보니 국방부에서도 장비와 보급에 매우 신경을 많이 써준다. 이제 막 보급되기 시작하는 보급품들을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전투안경, 야간투시경 등의 특수 장비도 개인별로 지급된다. 최근 GP 근무 초급 간부 연봉을 4년뒤 중견기업수준으로 올린다는 군인복지기본계획을 발표 했다. GP 와 GOP, 해·강안, 함정, 방공 등 경계 부대는 일반부대 대비 인상률이 2배로 근무환경의 위험성과 근무 환경의 열악함에 따라 차등을 둔 것은 환영할 만하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또다른 현장인 의료계에서 가장 전방부대 GP 역할을 하는 것이 응급의료이고 GP를 지원하는 GOP의 역할을 하는 것이 생명을 직접 다루는 필수의료일 것이다. 응급의료 종사자가 적어 식사시간도 제대로 지킬 수 없는 근무와 언제 환자가 올지 모르는 상황에 환자가 발생하면 전화를 받고 바로 병원에 가야하는 응급 대기 등으로 가족과 마음 편하게 여행이나 외식 한번 할 수 없어 의사들은 응급 진료가 필요한 과목은 꺼린다.
또한 환자 생명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흔히 말하는 필수의료 과목은 의도치 않는 진료 결과가 발생하면 진료비와 수술비 등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보다 수백에서 많게는 수천 배 많은 소송 비용과 형사책임까지 지고 있는 현실에 의사들이 지원 하지 않는다. 힘들고 어렵고 위험해서 필수 응급의료를 선택하는 의사가 적고, 동료 의사들이 적어 더 힘들어 지는 악순환이 지금의 현실이다. 필수 응급의료 체계의 개선을 위해 올해 필수의료 지원대책이 논의되고 일부 시행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군의 GP, GOP 지원과 같이 응급, 필수의료 분야에 많은 의사가 근무하기 위해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먼저 현재의 진료 환경 아래에서 수익성이 떨어져 고가의 의료 장비 구입이 어려운 지방 국립병원에 의료 장비 지원이 필요하다. 근본적으로는 일반 진료수가와 다르게 응급의료 진료수가를 높여 한달에 환자 한 명만 살려도 병원에 이익이 될 정도가 된다면 모든 병원이 응급 진료 시설과 인력에 투자 할 것이다. 진료수가라는 것은 환자 치료에 대해 의료보험공단이 직접 병원에 지불하는 비용으로 일종의 진료 가이드라인과 비슷하다. 뇌동맥류결찰 수술에 대한 수가는 300만~400만 원이며 대부분 병원에서는 진료수가 내의 비용으로만 진료를 할 수 밖에 없다.
만약 수가를 두배로 올린다면 환자는 더 좋은 장비와 많은 인력의 도움으로 동맥류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의료 최전선 GP, GOP 인 응급 필수의료를 위해 바로 지금 국가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