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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특집]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4-12-04 (목) 11:28 조회 : 572
- '꿈의 치료기'로 악성종양 추적 · 세밀하게 제거 … 암 정복 이끈다 -

(부산 기장군에 있는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센터 전경)

무병장수(無病長壽). 인간의 오랜 염원 중 하나다. 단순히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이는 전혀 불가능한 얘기가 아니다. 현대의학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의료기술은 세계 정상급이라는 점에서다. 그렇다 보니 이제는 '건강수명 120세 달성'이라는 슬로건까지 나왔다. 하지만 누구나 몸이 아프면 명의(名醫)를 찾기 마련이다. 요즘은 부산지역의 의료수준과 시스템도 수도권에 못지 않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상당수 분야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는 추세다. 외국인 환자들의 발길이 부산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 아시아 최초 선형가속기 도입
- 4세대 사이버나이프 등 갖춰
- 방사선 의학 메카로 자리매김
- 외국인 환자들도 꾸준히 늘어


인체의 암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절개수술만이 해답일까. 이에 대해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센터(이하 의학원)은 아니다고 답한다. 출혈 없이도 암세포만 제거할 수 있는 사이버나이프 장비를 갖추고 있어서다. 이 장비는 햇빛을 돋보기로 모아 종이를 태우는 원리다. 1296개 방향에서 방사선을 쏘아 암세포를 제거하고, 정상 세포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수술방법이다.

사이버나이프는 두경부 종양에 대해서만 치료 가능한 감마나이프와는 달리 6개 축으로 360도 회전 가능한 로봇 팔로 두경부암을 비롯해 폐암, 간암, 전립선암, 전이암 등 전신 수술이 가능하다. 환자의 호흡과 미세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병소 추적장치로 암 위치를 실시간 파악해 오차 1㎜ 이내에서 세밀한 치료를 할 수 있다. 의학원의 4세대 사이버나이프는 부산 울산에서 유일하다. 동남권 암환자들의 희망이 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아시아 최초로 도입된 최신형 선형가속기는 지역 환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의학원은 한국원자력의학원의 50년 암 치료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연구센터는 방사선을 이용한 임상 적용과 실용화에 초점을 맞춰 연구작업을 수행 중이다. 그 중에서 의료용 선형가속기(방사선 치료기) 국산화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외국 기기보다 크기는 작지만 동등한 에너지를 출력할 수 있는 C-밴드형 가속관 실험에 성공했다. 제작기술 축적과 재현성이 더욱 확보되면 핵심부품 국산화는 물론 수입산보다 더 경쟁력 있는 사양을 개발해 기술수출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종전 암 치료에서는 수술이 가능한 환자인데도 고령에 따른 부담감으로 소극적인 치료를 택하거나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신체적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인 최소침습수술이 많은 환자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의학원의 최소침습수술은 1㎝ 안팎의 작은 절개로 신경과 주변조직 손상이 적다. 게다가 통증과 출혈, 상처감염 등의 위험이 낮아 수술 후 회복 및 일상 복귀가 빠르다. 최근에는 악성종양인 위암, 간암, 대장암, 전립선암, 갑상선암, 부인암 등의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시행되고 있다.

특히 로봇수술은 3차원 영상으로 정교하게 이뤄져 장기 기능 보존을 원하는 젊은 암환자들이 선호하는 추세다. 부산에서 최초로 로봇과 복강경을 이용한 내시경 식도암 절제술을 시행 중인 김재현(흉부외과) 과장은 "원래 식도암 수술은 개복술과 개흉술을 동시 시행해야 하는 큰 수술인데, 환자 삶의 질과 만족도가 떨어져 기피한다. 그러나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은 초기 식도암 환자에게 좋은 선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의학원의 이 같은 명성이 해외로 알려지면서 외국인 환자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암 치료는 일반 의료관광 프로그램에 비해 체류기간이 길고 전문의료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첨단의료장비와 우수한 진료·서비스 체계, 친환경 시설 등을 두루 갖춘 의학원을 선호한다고 중국의 한 의료관광 관계자는 전했다.

의학원은 사이버나이프와 선형가속기 외 최첨단 방사선치료기인 '근접방사선 조사기'도 운영하고 있다. 부인암 치료에 적극 활용되는 이 기기는 작은 방사선 물질을 관을 통해 종양 부위에 근접시켜 치료하는 것이다.

암 종양에만 고선량의 방사선을 쪼이고, 종양 주변 조직에는 방사선량을 최소화함으로써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효과를 높인다.

방사선종양학과 양광모 주임과장은 "근접방사선 조사기는 대표적 대상인 자궁경부암 및 자궁체부암 환자 수가 적고, 수입 방사성물질의 교체가 3~6개월 단위로 고비용(회당 1500만 원 이상)이라 치료기 운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전국적으로 사용빈도가 줄고 있지만 자궁경부암을 포함한 부인암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장비라고 말했다.


2014. 12. 04 국제신문 33면(M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