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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받는 환자의 마음까지 치유됐으면"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3-05-13 (월) 18:05 조회 : 1016


-병원음악회 300회 맞은 강동완 대한웰니스병원장-

- 6년 동안 매주 쉼없이 열어
- 지독한 클래식음악 마니아
- 뉴욕필 종신단원 오주영 후원
- 월 3회 이상 의료봉사도 나서

지난달 23일 오전 10시30분 연제구 연산동 대한웰니스병원 1층 로비에는 작지만 의미있는 음악회가 열렸다. 이 음악회는 환자와 그 가족 그리고 주민들을 위한 '웰니스병원 음악회'. 6년 만에 300회를 맞은 이날은 소프라노 김유섬(창원대 교수)과 백혜정, 테너 조준제 등 특별 게스트와 단골 게스트인 웰니스 트리오(강상경 김정원 남현숙)와 색소포니스트 송영석이 한데 어울려 화려한 선율을 선사했다.

날로 심화되는 병원들의 생존경쟁 틈바구니 속에서 말이 6년이지, 이 기간 동안 매주 음악회를 쉼 없이 여는 것은 독특한 신념이나 뚝심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알고 보니 숨은 후원자가 있었다. 이 병원 강동완(56) 대표원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강 원장은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는 마음도 이와 비례해 우울해진다"며 "병원에서 이러한 아픔을 조금이나마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음악회를 택했다"고 말했다. 이 병원의 비전인 '울고 들어왔다가 웃으며 나가는 병원'과도 일맥상통한다.

강 원장은 지독한 클래식음악 마니아다. 독일 유학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단다. 부산대 교수이자 가수 조영남의 친동생인 테너 조영수가 함께 공부한 절친인 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독일 중남부 소도시인 뷔르츠부르크 독일연방국립의대에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뱄지요. 인구가 13만의 소도시인데도 시립발레단, 오페라단, 합창단, 교향악단이 있어요. 교회나 대학, 성(省) 등 어딜 가든 크고 작은 음악회가 늘 열렸지요. 공부를 하면서 머리가 아플 때 음악을 들으면 곧 회복됐어요. 일종의 힐링이었지요."

그는 병원음악회가 차츰 알려지면서 자발적으로 무대에 서겠다는 문의도 줄을 잇고 있다고 했다. 퇴원한 목사의 하모니카연주, 역시 퇴원한 60대의 유학 중인 딸의 피아노 독주회, 인근 교회의 성가대, 실버합창단, 어머니합창단 등이 이 무대를 거쳐갔다. 이게 계기가 돼 병원 측은 7층 웰니스홀을 매주 한 번 이들 공연팀에 연습장으로 개방한다.

주민들의 참여를 위해 음악회 땐 병원 문을 열어둔다. 조촐한 다과와 문화상품권 추첨까지 이어져 늘 30~40명의 관객이 자리를 채운다.

강 원장은 "계획 중인 병원 증축이 이뤄지면 레퍼토리를 지금보다 다양하게 하는 등 음악회에도 약간의 변화를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 원장의 음악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형편이 어려운 전문 연주자들의 후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수혜자는 바이올리니스트 오주영(32). 14세 때 뉴욕국제음악콩쿠르 사상 최연소로 우승,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린 그가 형편이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즉석에서 5년간 1년에 2000만 원씩, 총 1억 원의 후원을 약속했다. 올해로 4년째인 그의 후원 덕분에 오주영은 매년 국내에서 안정적인 공연을 펼치고 있다. 그 덕분인지 오주영은 2010년 수백 명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뉴욕필에 입단했고, 지난해에는 한국인 남자 최초로 종신단원이 됐다. 강 원장은 "지난해 뉴욕필 종신단원이 된 후 오주영으로부터 '가장 먼저 원장님께 전해드린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눈물이 날 만큼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독일에서 유학한 음악인들의 모임인 독일가곡연구회의 정기연주회나 북한어린이돕기 음악회 때도 그는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유학·사업 등 독일과 연관 있는 사람들의 모임인 부산한독교류회 회장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 국제신문이 주도해 결성한 의료기관 네트워크인 부산메디클럽(BMC)의 공동대표이다. 그는 "전문화된 부산지역 병원들이 똘똘 뭉치면 굳이 서울의 종합병원으로 가지 않더라도 치료가 가능하다"며 부산메디클럽에 대한 부산시민의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했다.

강 원장은 의료봉사에도 적극적이다.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에는 온천천 의료봉사, 매월 셋째 주 일요일에는 해운대 대천공원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전통시장 등에서 의료봉사 요청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간다.

대장항문외과 전문의인 그는 치질수술 분야에선 지역에서 톱 클래스급으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저서로 '부끄럽지만 소중한 곳 항문'이 있다.


2013. 03. 12 국제신문 2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