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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현의 진료실 일기 <9> 스케이팅 중 부상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3-06-27 (목) 11:38 조회 : 639


[곽현 아주재활병원 병원장]
 
-날카로운 날보다 빙판장이 위험-
 
 
지난달 아이가 참가한 빙상경기대회를 보게 됐다. 유치부나 초등부 경기 중 진행자가 자신의 시합을 마치고 정신 없는(?) 꼬마들을 일일이 손잡고 경기장 밖으로 안내하는 모습이나 협회장 등 여러 관계자가 끝까지 경기장을 지키는 것을 보니 가족 같은 따뜻함이 돋보였다. 또 쇼트트랙 경기 전 행사로 피겨 스케이팅 시범경기를 선보였고, 경기 중간마다 일정한 간격으로 잠보니(정빙 머신)로 정빙하는 모습은 세련됨까지 느껴졌다.

일부 안타까운 것은 경기장이 추운 것이었다. 일부 가족은 발을 동동 구르며 손을 겨드랑이에 끼운 채 응원하기도 했다. 모 백화점 실내 스케이트 링크가 떠오른다. 이 열대(?) 링크에서는 아무도 추위에 떨지 않고 심지어 링크 옆에서 식사랑 차를 즐길 수 있지 않은가.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는 얼음 저항을 최소화하려고 얼음판과 최대한 밀착하는 스케이트 날이 중요한데, 여기서 기술전쟁이 펼쳐진다. 특히 쇼트트랙에서는 전체 날을 약간 왼쪽으로 휘게 해 코너링 때 더 안쪽으로 돌도록 하는데, 이 기술이 벤딩으로,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쇼트트랙에서 주로 생기는 부상은 충돌로 말미암은 것이거나 피부가 찢어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보호 장비가 필요하다. 보기와는 다르게 뼈나 관절에 주는 영향은 없지만, 장시간 허리를 앞으로 굽힌 채 운동해야 하므로 요통이 발생하고 스케이트(특히 부츠)와 연관된 건초염이나 티눈 같은 것이 생겨 선수를 많이 괴롭힌다.

하지만 대부분 부상은 시즌이 없는 동안 피트니스나, 달리기 등 일반적인 운동을 하다 발생하는 경우여서 스케이팅은 비교적 안전한 운동이다(많은 사람이 날카로운 날에 의한 부상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게 많지는 않다).

간혹 스케이트 날이 빙판을 파고 들어가거나 얼음이 약간 돌출돼 있을 때, 전문적으로 표현하자면 아랫부분에 있는 얼음과 윗부분에 있는 얼음이 잘 결합해 있지 않은 때 날이 얼음 사이에 끼이게 돼 넘어지면 큰 부상을 당한다. 따라서 정빙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또 직선 코스보다는 코너링할 때 몸싸움을 많이 하므로 서로 부딪혀 경기장 펜스와 충돌하는 예가 많은데, 성인은 허리, 어린 선수는 발목을 다치는 사례가 많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스케이트장 측에서도 임팩트 펜스의 관리에 빈틈없이 준비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2013. 05. 28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