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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직간접 흡연·대기오염…여성 폐암 증가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7-03-28 (화) 09:07 조회 : 541


윤유상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흉부외과 과장 

[진료실에서] 직간접 흡연·대기오염…여성 폐암 증가

우리나라 암 지형도가 변하고 있다. 남성에게 전립선암이, 여성에게 폐암과 유방암이 증가하고 있다. 남녀 모두에게는 대장암과 갑상선암이 늘고 있다. 가장 특이한 변화는 직·간접 흡연에 따른 여성의 폐암 증가.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해 11월 21일 발표한 '시·군·구별 암발생 통계 및 발생 지도'를 보면 인구 10만 명당 여성 폐암 발생률이 1999년~2003년 12.9명에서 2009년~2013년 15.4명으로 2.5명 늘어났다. 같은 기간 10만 명당 남성 폐암 발생률은 50.8명에서 46.6명으로 4.2명 줄어 대조를 이뤘다. 폐암은 남성 흡연자를 중심으로 많이 발생하지만 남성은 사회적 금연 분위기로 줄어드는 데 비해 여성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

폐암의 원인으로는 흡연, 연료산화물 석면 등 산업분진, 대기오염 등 환경적 요인, 가족력이나 유전자 변이 등이 꼽힌다. 같은 양의 오염원에 노출됐을 때 남성보다 여성의 폐가 암에 더 취약하다. 여성이 흡연하면 남성보다 폐암에 더 잘 걸린다는 얘기다. 가족 가운데 폐암 환자가 있으면 같은 양의 간접흡연이나 환경 위험요인에 노출됐을 때 폐암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폐암은 초기에 아무런 증상이 없고 어느 정도 진행돼야 증상을 자각할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폐암 환자의 75%가 잦은 기침 증상을 보이고 목이 쉬고 숨이 차며 기침할 때 가래나 혈담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다행히 올해부터 지역암센터에서 30년 이상 흡연하거나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55~74세 국민을 선별해 '저선량 흉부 CT(컴퓨터단층촬영)' 무료 검진을 제공한다. 이를 적극 활용하면 폐암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은 2013년 860만 명에게 흉부 X레이 대신 저선량 흉부 CT를 촬영한 결과, 1만2000명의 폐암 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20% 낮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폐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이 가장 중요하다. 간접흡연을 피하는 것도 열쇠다. 폐암의 80~90%는 금연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유해 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고기를 굽거나 취사할 때 연기가 발생하면 환기를 자주 하는 것이 좋다. 또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절한 몸무게를 유지하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폐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폐암 3기 초반을 포함해도 전체 환자 3분의 1이 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다. 수술 이후나 수술이 불가능한 병기의 환자들은 항암, 방사선 치료를 병합하면 좋은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여성 폐암이 항암제에 잘 반응하고, 표적치료제로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 변이가 많은 편이어서 예후가 좋다. 

2017년 3월 28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