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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수족냉증, 원인 찾고 보온 신경써야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7-02-21 (화) 09:07 조회 : 1913


송영권 좋은삼선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진료실에서] 수족냉증, 원인 찾고 보온 신경써야

겨울이 되면 손발이 차다고 불편해하는 사람이 많다. 대개 체질이나 나이가 들어서라고 여기며 참고 지내거나 보양제나 검증되지 않은 치료에 시간과 비용을 들이기 일쑤다. 먼저 이들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 있는지 진료와 검사를 통해 확인한 다음 원인에 따른 올바른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추위를 느끼지 않을 만한 온도에서도 손이나 발에 심한 냉기를 느끼고 불편하면 수족냉증이라고 한다. 심하면 손발뿐 아니라 무릎, 아랫배, 허리 등 다양한 부위에서 냉기를 함께 느끼기도 한다. 우리나라 수족냉증 유병률은 전체 인구의 10%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수족냉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고 여러 질환에 동반될 수 있는 증세다. 가장 유력한 발생 기전은 추위 등 외부 자극에 교감신경의 반응이 예민해져 혈관이 수축되면서 손발 같은 말초 부위로 가는 혈액 공급이 줄어 발생하는 것이다. 또 출산이나 폐경 같은 호르몬 변화나 스트레스, 만성피로 같은 정신적인 긴장이 원인이 되고 추운 기후환경, 가족력, 마른 체형, 심장질환, 나이, 음주, 흡연은 선행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족냉증을 동반하는 원인 질환으로는 레이노병, 류마티스 질환, 말초신경염, 손목터널증후군, 추간판탈출증, 갑상선 기능 저하증, 혈관 질환, 약물 부작용 등이 있다. 수족냉증 환자가 손이나 발에 찌릿찌릿한 감각 이상이 심하게 나타난다면 추간판탈출증이나 척추관협착증 등을 의심해 봐야 한다. 만성신부전이나 당뇨병이 있으면 말초신경병증에 의해 손발이 시리고 저리고 무딘 느낌이 든다. 중년 여성에게 많이 생기는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통증과 함께 손이 시리고 저린 증세가 동반된다.

레이노 현상은 추위에 노출됐을 때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돼 손이 하얗거나 파랗게 변한 뒤 혈관의 확장작용으로 손가락이 붉은색으로 돌아오면서 가려움증이나 통증이 동반되는 것을 말한다. 결합조직 질환, 루프스병, 죽상동맥경화증, 혈관염 등으로 나타나면 2차성 레이노 현상이라고 하고, 별다른 원인 없이 1차성으로 발생할 때는 레이노병이라고 한다. 레이노병은 수족냉증의 대표적 원인질환 중 하나로 추운 곳에 오래 있거나 찬물에 손과 발을 담글 때,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발작적으로 손가락, 발가락, 코, 귀의 혈관이 수축하며 발생한다.

가장 중요한 치료는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 복용. 치료 목표는 발생 빈도와 심한 정도를 줄이고 조직 손상의 진행을 예방하는 것이다. 유병 기간이 길고 생활에 많은 불편을 주므로 꾸준한 관리와 함께 병을 이해하고 조절해가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손발뿐 아니라 몸 전체를 따뜻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추운 날씨에 외출할 때 모자, 귀마개, 장갑 등을 착용하고, 꽉 끼는 옷은 피하는 것이 좋다.

2017년 2월 21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