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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11월 수능의 추억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6-11-08 (화) 14:24 조회 : 869


[김태훈 영도병원 가정의학과 부장]

< 1993년 11월 수능의 추억 >

매년 이맘때가 되면 잊고 지내던 1993년의 11월이 생각난다. 1993년(1994학년도)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도입된 첫해였고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나는 생전 처음 경험하는 입시제도에 무척 당황했다. 그야말로 '멘붕', 그 자체였다. 특히 11월 16일 치러진 2차 시험 날은 정말 추웠다. 아마도 그때부터 수능 한파라는 말이 생겨났으리라.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흘 남짓 남았다. 아마 지금쯤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긴장의 연속일 것이다. 이런 감정은 22년 전 수능 준비를 하던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수능이 다가올수록 평소 건강하던 수험생들도 갑자기 신경이 예민해지고 컨디션 조절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한 취업 사이트의 '수능시험 실수'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약 19%의 응답자가 '컨디션 조절과 건강관리 실패'를 꼽았다. 따라서 이 시기에 시험 성적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수험생의 건강관리다.

수능 한파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매년 수능시험을 앞둔 시기에는 일교차가 심해지고 기온이 떨어지면서 감기나 독감 등 환절기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시험을 앞두고 감기에 걸렸다면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감기약 중 졸음을 유발하는 성분이 포함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이런 성분을 제외하는 것이 좋다.

또한 평소보다 긴장을 많이 한 상태가 지속되면 이유 없이 복통을 호소하거나 설사로 화장실을 자주 찾는 경우가 있다. 그만큼 수험생들은 외부자극에 면역력도 약해진 상태로 평소보다 설사나 소화 불량, 복통 등 위장장애가 발생하기 쉽다.

수능을 앞두고는 자극적이고 찬 음식은 되도록 피하고 평소 먹던 음식 중 소화가 잘되는 음식 위주로 먹도록 한다. 차가운 날씨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도록 따뜻한 음식 위주로 섭취하되 과식은 금물이다. 과식은 뇌로 가는 혈액량을 감소시켜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위장장애나 위산 역류 등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

단 한 번의 시험이 자신의 평생을 결정짓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동안 최선을 다해 준비한 시험을 소홀한 건강관리로 망치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을 것이다. 부디 다가오는 11월 17일, 대한민국의 모든 수험생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후회 없이 수능시험을 치를 수 있기를 응원해본다.


2016년 11월 8일 화요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