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국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산부인과 과장]
< 자궁경부암 예방, 무료 접종 활용해야 >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 여성암 중 2위, 국내 여성암 중 7위를 차지할 정도로 발병률이 높다. 하지만 다른 암과는 달리 원인이 밝혀진 암이다. 바로 여성의 유두처럼 생겼다 해서 명명된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주범이다.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보니 예방 백신을 개발하게 됐고, 지금은 예방접종으로 발병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여성암이 됐다.
현재까지 알려진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150여 종.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는 한정적이다. 국제보건기구(WHO)는 12가지 고위험군 바이러스를 정해 놓았다. 이 중 가장 흔하고 위험한 것이 HPV 16형과 18형 바이러스이고, 이 두 가지가 모든 자궁경부암의 70~80%에서 발견됐다.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은 주로 성관계를 통해 전파된다.
하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해서 모두가 자궁경부암이 발생하지 않으며, 감염이 됐다 해도 오랜 기간 지속될 경우 암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통해 감염을 차단하거나, 감염됐다 해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많은 나라들이 자궁경부암 무료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도 올해 6월부터, 2003년 1월~2004년 12월 출생한 여성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무료 예방접종을 6개월 간격으로 두 번 제공한다. 흔히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은 세 차례 시행되지만 만 13세 이하에서는 두 번의 접종만으로도 성인만큼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 무료 접종을 먼저 시행한 일본에서 최근 부작용 사례가 보고됐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자궁경부암 백신은 전 세계 65개국에서 국가 예방접종으로 도입돼 2억 건 이상 안전하게 접종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전문가들 역시 여타의 다른 예방백신과 비교해 자궁경부암 의 그것이 부작용이 더 많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한다.
그간 국내 자궁경부암 무료검진은 30세 이상 여성에게만 2년 주기로 시행했다. 하지만 성문화의 개방과 함께 자궁경부암 발병 나이가 점점 낮아지고 있어 올해부터 만 20세부터 2년 주기로 무료 검진을 제공한다. 올해는 짝수 년생, 내년은 홀수 년생을 대상으로 내시경 자궁경부 세포진 무료 검사를 시행한다. 문제는 올해 대상자가 검진을 안 받을 경우 다음 연도 지원 대상 자격이 상실된다는 점이다. 검진일 2, 3일 전부터는 성관계나 질 세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어느 암이든 빨리 발견할수록 치료 가능성과 생존율이 높은 법이다. 이렇게 빈도가 높은 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있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부끄럽다고 산부인과 검진을 피하지 말고 정기적인 검진과 예방접종을 반드시 받는 것이 건강한 삶의 첫 단추임을 알아야 한다.
2016년 7월 19일 화요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