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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척추질환 완치 가능한가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6-08-10 (수) 17:19 조회 : 706


[김효종 박원욱병원 정형외과 원장]


< 척추질환 완치 가능한가 >

척추 질환 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가능합니까'이다. 꼭 대답을 해야 된다면 완치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척추 질환은 퇴행성 원인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퇴행성이라는 말은 노화와는 다른 말로, 잘못된 방법으로 꽤 오랜 기간 사용해왔기 때문에 생기는 것을 말한다. 일례로 허리 한 마디, 요추 4-5번에 추간판(디스크) 탈출증이 생긴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아 증상이 없어졌다고 가정하자. 이 환자는 완치된 것이 아니라 증상이 호전된 상태라 표현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치료를 해도 이미 발생한 퇴행성 변화를 다시 젊은 추간판으로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척추는 또 여러 분절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요추 4-5번에 추간판 탈출증이 생긴 환자가 그 아래, 윗 마디의 추간판이 건강할 리는 더더욱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대부분의 척추 질환의 경우 완치가 힘들다고 하는 것이다.

퇴행성 척추 질환에서 완치가 안 된다면 아니 힘들다면 척추 환자에게 어떤 치료가 가장 적절한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꼭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는 수술이 적절한 치료가 되고, 수술보다는 시술이 도움된다면 시술을 시행하는 것이 옳다. 또한 약만 복용해도 되는 환자는 약만 복용해도 된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 이전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한 관리 및 생활 습관의 변화가 우선 병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 없이는 적절한 치료를 받더라도 병변 부위의 퇴행성 변화는 더욱 나빠지고 시간이 흐를수록 퇴행성 변화는 점차 주변으로 퍼지게 된다.

대다수의 환자들은 수술 등의 치료 이후에 증상이 호전되면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아프기 전 원래 하던 일과 생활 환경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습관, 나쁜 생활 습관, 좋지 않은 직업 환경으로도 복귀하는 것이다. 적지 않은 수의 척추 환자들이 병원을 영원히 떠나지 못하는 이유이다.

시술 잘하는 병원, 수술 잘하는 병원으로 알려진 곳은 이미 너무나 많다. 요즘 광고를 보면 대부분의 척추 병원은 시술, 수술을 잘하는 것 같다. 하지만 수술 후 관리를 잘하는 병원으로 알려진 곳은 아직 없는 듯싶다. 좋은 병원, 잘하는 병원에서 수술이나 시술을 받고 싶어하는 것은 환자들의 당연한 권리이자 바람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러한 병원을 알아보고 어떤 치료를 받을 것인지 고민하는 것보다 왜 본인에게 병이 생기게 되었냐는 고민을 먼저 해야 한다. 그러한 진지한 고민을 할 경우 꾸준한 관리를 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기게 되고, 이로 인해 꾸준한 관리를 해야 환자라는 이름에서 비로소 벗어날 수 있게 된다.


2016년 8월 9일 화요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