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홍 해운대나눔과행복병원 내과 진료과장]
< 수면내시경 받으면 머리 나빠진다? 진정제 투여 일시적 기억상실일 뿐 >
Q : 위암 검진항목을 보면 위장조영촬영과 위내시경 검사 등 두 가지가 있다.
A : 위장조영촬영검사는 위에 방사선으로 관찰할 수 있는 조영제를 주입하여 위벽에 발라 그것의 모양을 관찰하는 방법이다. 쉽게 말해 그림자를 보고 실물의 상태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위의 점막을 직접적으로 관찰하는 위내시경 검사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진다. 위 점막의 두께가 변하거나 점막에 궤양이 있는 경우 발견이 되지만 점막의 색조 변화만 있거나 점막의 높낮이 차이가 거의 없는 병변에 대해서는 놓칠 확률이 높다. 게다가 위장조영촬영에서 병이 의심되면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조직검사를 받아야 한다.
Q : 위내시경 검사 후 '장상피화생'이 있다고 한다.
A : 장상피화생이란 위의 상피(점막 표면을 덮고 있는 세포)가 변형을 일으켜 장의 상피와 닮은 조직으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헬리코박터균 감염 등으로 인해 만성적인 염증을 유발해 소장의 상피와 비슷해지고 나중에는 대장의 상피와 비슷한 조직학적 변형을 가져온다. 장상피화생은 위암의 전암성 병변으로 오래전부터 관심을 받아왔다. 비교적 넓은 부위에 걸친 장상피화생의 점막 변화는 위암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다(5~12배). 한국과 일본처럼 위암 발생률이 높은 나라는 특히 주의가 더 필요하다. 이를 따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안전을 위해 좀 더 짧은 주기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Q : 수면내시경 사고 소식을 가끔 접한다. 이 검사를 자주 받으면 머리가 나빠진다는데.
A : 엄밀히 말해 '수면내시경 검사'라는 표현은 옳지 않다. '의식하 진정내시경 검사'가 맞다. 적당한 양의 진정제는 환자가 느끼는 불편함과 고통을 줄여준다. 진정내시경이 위험한 이유는 진정제의 치료적 용량의 범위가 좁기 때문이다. '수면내시경'이 붙은 이유는 수면이 되지 않으면 피검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제를 사용한다고 해서 모든 피검자가 수면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진정(sedation)은 크게 4단계로 나뉜다. 이 중 중간단계인 중등도 진정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 상태는 의식이 저하된 상태로, 다른 사람의 말에 의미있는 반응을 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너무 깊은 단계로 의식이 처지면 호흡과 심장기능 저하가 동반돼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사람에 따라 진정의 깊이가 다르므로 안전한 용량의 진정제를 절제하여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제는 진정만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기억상실을 유도하기도 한다. 해서, 피검자가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몸을 움직이고 묻는 말에 대답도 하지만 검사 후 기억을 못하는 수도 생긴다. 이 때문에 진정제에 의해 머리가 나빠진다는 낭설이 생긴 듯하다. 진정제가 머리를 나쁘게 하는 것은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2016년 6월 14일 화요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