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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허리건강 지름길 '앉으나 서나 스트레칭'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6-06-21 (화) 09:59 조회 : 643


[이상목 부산부민병원 척추센터 과장]


< 허리건강 지름길 '앉으나 서나 스트레칭' >

최근 운전을 직업으로 하는 남성이 진료실을 찾았다. 10시간 이상 장시간 앉아서 일하다 보니 허리 근력이 약해지고 척추가 감당해야 하는 하중이 늘어나면서 요통과 다리저림 증상이 생긴 것이다. 정밀검사 결과 초기 허리디스크로 판정됐다.

"하루에 몇 시간이나 앉아서 생활하십니까?" 필자가 허리통증 환자를 진료할 때 꼭 물어보는 말이다. 이 질문에 '4시간 이상'이라고 답했다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설명하고 소화불량이나 요통, 남성의 경우 전립선비대증에 대한 예방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 미국 코넬대 연구팀이 폐경 이후 중년여성을 12년간 관찰한 결과, 하루 11시간 이상 앉아서 생활하는 중년 여성은 4시간 이하인 여성에 비해 12% 빨리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은 하루 평균 남성이 8시간, 여성은 7시간을 앉아서 생활한다.

이처럼 오래 앉아 있는 생활을 계속 할 경우 혈액순환이 방해되고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의 활동성이 저하돼 신체의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특히 앉는 자세를 오랜 시간 취하면 척추 및 관절이 경직되고 피로도가 가중돼 근골격계 질환의 발병 위험도가 높아진다.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목·허리디스크다. 장시간 업무에 몰두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척추자세가 뒤틀리게 되고 오랜 시간 앉아서 모니터를 볼 경우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앞으로 빼면서 거북목증후군이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요즘 기업들은 '스탠딩 워크' 즉 서서 일하는 사무실 환경을 갖추기도 한다.

그렇다면 서서 일하는 것이 앉아서 일하는 것보다 좋을까. 척추전문의 입장에서 보면 장시간 서 있으면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 척추를 둘러싼 뼈와 근육들의 긴장상태가 지속돼 근육이 수축되고 딱딱해지게 되며 결국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척추뼈와 신경조직에 부담을 주게 된다. 서비스직 종사자들이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앉아서 생활하는 틈틈이 가벼운 걷기나 스트레칭을 통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어야 한다. 바른 자세를 위해 엉덩이를 등받이 쪽으로 최대한 붙여야 하며 의식적으로 허리를 곧게 펴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서 일하는 시간이 길어질 경우에는 발 받침대를 아래에 두고 양쪽 발을 번갈아가며 올려주도록 한다.

척추건강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고 스트레칭으로 허리의 유연성과 근력을 키우는 것이다.

출퇴근은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엘리베이터보다는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제 허리건강을 위해 점심시간에 30분 정도 시간을 내 주변을 산책해보는 것은 어떨까.


2016년 6월 21일 화요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