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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어르신도 청결을 위해서 고래는 꼭 잡아야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5-03-24 (화) 11:12 조회 : 1185


[손영진 강남비뇨기과 서면점 대표원장]

"원장님 포경수술은 꼭 해야 되나요." 요즘도 자주 듣는 질문이다. 포경수술에 대한 정답은 없다고 본다. 1970, 80년대처럼 무조건 부모의 요구대로 하는 시대가 아니라 이제는 충분한 대화를 통해 결정해야 되는 사항인 듯싶다. 

포경이란 포피륜이 좁아 포피가 귀두 뒤로 젖혀지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평소 포피가 음경 귀두부를 덮기는 하나 뒤로 잘 넘어가는 상태인 반포경도 수술 대상에 포함된다. 

포경이 안 돼 있으면 귀두 주위 관상구에 분비물과 때(스메그마)가 쌓이면서 이것이 썩어 고약한 냄새를 풍겨 건강에 좋지 않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이 스메그마는 여성의 자궁경부암 발생과 관련성을 의심할 수 있다. 유아들의 경우 요로감염, 귀두염, 귀두포피염, 감돈포경 등이 생길 수도 있다. 본원에서도 매년 서너 명의 어린이가 감돈포경으로 내원한다. 감돈포경은 포피가 귀두 후방으로 젖혀진 뒤 정상 위치로 환원되지 못하는 경우이다. 초기에는 림프액의 울혈이 발생하여 정맥울혈로 귀두의 부종과 종창을 초래하며 심해지면 동맥혈류까지 차단돼 귀두괴사가 일어날 수 있다. 대부분 귀두를 5분 정도 압박, 조직 부종과 귀두 크기를 감소시키고 과장포피를 정상위치로 환원시킬 수 있다. 실패할 경우 배부절개나 환상절제술을 시행해야 한다. 

최근 생각이 바뀐 게 하나 있다. 어르신들의 경우 늦더라도 포경수술을 꼭 해야 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어르신들은 청결관리가 힘들어 악취와 위생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노인 냄새에 설상가상으로 지린내까지 있다면 아이들이 더 오지 않을 뿐더러 추후 요양원에 갈 경우 위생관리가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포경수술은 간단한 국소마취 후 20분이면 끝난다. 수술 후 3, 4일 정도는 통증이 있으나 그 이후로는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도로 회복되며 7~10일 정도면 거의 완치된다. 

수술 후 출혈 감염 등 합병증이 있을 수 있으나 간단한 치료와 항생제 등으로 해결되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그러나 선천적 요도 기형인 요도하열이 있을 경우 자신의 포피를 이용해 요도 재건술에 사용하기 때문에 포경수술을 하면 절대 안 된다.

수술 시기는 초등학교 5학년 이상이 적합할 것 같다. 그 나이 정도 돼야 수술에 대한 내용을 이해하고 통증도 감내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수술한 한 중학생은 귀두가 포피에 쌓여 한 번도 노출이 안 돼 그동안 염증이 여러 번 반복된 상태였다. 요도구 염증과 귀두와 포피의 변성이 아주 심했다. 다행히 수술 후 귀두부 염증과 피부조직이 많이 회복돼 웃으며 치료를 종료했다. 그 학생의 경우 일찍 수술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어 많이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포경수술은 하는 것이 좋을 듯하고, 향후 수술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근처 비뇨기과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2015. 03. 24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