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기 부산힘찬병원 병원장]
- 통증·붓기 지속땐 신속 진단…연골판 파열 수술 치료 -
"무릎 통증은 '이러다 말겠지' 하며 파스를 붙이고 버텼는데 더 이상은 못 참겠더라고요."
무릎 통증으로 병원에 온 환자들 중 열에 아홉 명은 이런 말로 운을 뗀다. 많은 사람이 무릎 통증을 단순한 근육통으로 여겨 방치하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빈번하다. 지난 14일 '영원한 캡틴' 박지성 선수가 고질적인 무릎 부상을 이유로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2003년 오른쪽 무릎의 반월상 연골판을 제거하고, 2007년 재생수술을 받았지만 무릎에 물이 차고 부상주기는 점차 짧아졌던 것이다.
이런 무릎 부상은 단지 운동선수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박철헌 씨(가명·45세)의 경우 최근 회사 야유회에서 족구를 하다가 무릎에 '뚝' 하는 소리와 함께 심한 통증 및 부기가 생기고 열이 났다. 하지만 며칠 지나 가라앉았기에 이를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박 씨는 최근 무릎을 제대로 굽히지 못할 만큼 통증이 심해져 병원에 왔다. 그분에게는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인한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면 박 씨와 거의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관절 내 출혈이 생겨 혈액이 고인다. 또 통증 때문에 정상적인 보행이 어렵고, 계단을 내려가거나 몸을 돌릴 때 무릎 움직임이 불안해진다. 하지만 2~3일이 지나고 나면 부기와 통증이 가라앉아서 대부분 환자들은 단순 타박상이나 근육통으로 착각하기 쉽다. 이렇게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그대로 방치하면 반월상 연골판 파열로 악화될 수도 있다.
무릎관절 안쪽과 바깥쪽에 있는 반월상 연골판은 C자형 반달 모양으로, 무릎연골 사이의 마찰을 줄이고 체중을 흡수해 하중을 분산시키는 등 관절의 운동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연골판이 파열되면 뼈끼리 부딪치면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는데, 손상이 심한 경우 수술이 불가피한 안타까운 상황에 이른다.
무릎 통증이 느껴지면 바로 휴식을 취하고, 그래도 통증·붓기가 지속되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반월상 연골판의 손상이 경미할 때는 소염진통제나 물리치료, 압박붕대, 보호대 등의 보존적 치료가 이뤄진다. 하지만 파열 때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적 치료로는 관절내시경으로 반월상 연골의 부분적인 절제나 봉합술을 하게 된다. 무릎 관절에 1㎝ 미만의 구멍을 내고 초소형 카메라를 삽입함으로써 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다. 연골의 마모상태가 가볍다면 손상된 연골을 다듬어주는 정도로 치료하지만, 파열이 심할 경우 관절내시경으로 손상된 연골을 제거하는 절제술을 시행해야만 2차적인 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다.
무릎 통증은 적절한 시기에 치료가 안 되면, 작은 손상으로 시작해 인대파열이나 반월상 연골판의 손상, 퇴행성 관절염 등 중증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조기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014. 05. 27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