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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과 '거짓 물혹'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4-03-18 (화) 11:16 조회 : 6165


[임창섭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소화기암센터 외과 과장]

- 췌장에 생긴 혹, 악성·양성 구분 어려워 -

최근 질병 예방과 암 조기 진단을 위한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췌장에 물혹(낭종)이 발견돼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혹시 췌장암에 걸린 게 아닌지', '그냥 두면 췌장암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닌지' 등을 매우 궁금해 한다.

췌장 낭종 중 대부분은 장기간 음주에 의한 만성췌장염과 외상, 담석 등에 의해 발생하는 가성 낭종(거짓 낭종)인 경우가 많다. 가성 낭종처럼 비종양성을 제외한 나머지를 종양성 낭종이라 한다. 가성 낭종이 전체 췌장낭종 중 약 80~90%를 차지하며 종양성 낭종 중에서는 췌관 내 유두상 점액성 종양이 40% 정도에 이른다.

가성 낭종은 대부분 수술적 치료를 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종양성 낭종 중 하나인 장액성 낭종 또한 암으로 진행되는 사례가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복통 등의 증상이 없으면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췌관 내 유두상 점액성 종양, 점액성 낭종, 고형 가유두상 종양일 때에는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전암성 병변으로 취급되며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한 케이스가 많다.

이런 점에서 췌장 낭종이 발견된 경우 이 낭종이 가성인지 종양성인지 구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종양성 낭종이라면 그 중에서도 어떤 종류인지 구별하고, 악성종양(암)으로 진행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핵심 포인트다.

일반적으로 췌장낭종 진단을 위해서는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이 주로 이용되며 내시경적역행성담췌관조영술, 내시경 초음파 등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검사들을 시행해도 종양성 낭성종양 중 어떤 것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특히 암이 발생했는지 여부는 수술 전에 정확히 알기 어렵다.

이러한 검사를 통해 암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는 장액성 낭종이 확실시 되거나, 다른 종양성 낭종인 때에도 낭종 크기가 작고 내부에 고형부위가 없는 환자는 악성 위험이 매우 낮기 때문에 별다른 치료 없이 경과 관찰만 하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종양성 낭종은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거나 암이 이미 동반된 경우가 의심되어 수술적인 치료를 권하게 된다.

보통 췌장 낭종은 양성인 확률이 높아 수술을 통해 완치되는 사례가 많다. 악성이라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췌장암과는 달리 예후가 좋고 완치 가능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암이 의심된다고 해도 적극적인 치료가 바람직하다.


2014. 03. 18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