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대동병원 정형외과 과장
지난해 6월 기준으로 부산의 15~39세 청장년층 인구가 지역 전체 인구 비중의 29.0%에 불과했다. 반면 65세 이상은18.7%로 초고령화 사회의 기준인 20%가 이제 현실로 다가왔다. 이를 가장 잘 체감하는 이는 누구일까. 아마도 관절염 진료를 하는 정형외과 의사일 것이다.
국내 65세 이상의 노인 중 퇴행성 관절염의 유병률은 37.8%에 이른다. 65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은 관절염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관절 연골과 그 주위의 뼈에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활동을 하면 관절 통증이 악화되고, 쉬면 호전되며 잠자기 전에 통증이 심해진다. 앉았다 일어나기가 힘들어지고 걸을 때 통증을 느끼고 절뚝거리게 된다. 이런 상태가 진행 중일 땐 무릎을 완전히 굽히고 펴는데 제한이 오기도 한다.
이런 환자들을 만나보면 많은 이가 진통소염제, 주사, 수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스스로 할 수 있는 보조적인 방법에 대한 관심은 낮다. 물론 병원 처방 약물이나 주사, 물리치료가 도움을 주겠지만 다른 방법도 중요하다.
우선은 운동을 빼놓을 수 없다. 적절한 운동은 체중 조절과 함께 의학적으로 가장 효과가 입증된 방법이다. 관절 주변의 근력을 강화해주고 관절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분산시켜 관절의 안정성을 높인다. 스트레칭, 평지 걷기, 수영 등을 추천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택해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체중 조절도 중요하다. 관절염 환자는 관절의 통증에 따른 기능 장애로 활동이 줄어 체중이 느는 경우가 많다. 체중이 늘면 무릎과 허리 관절에 많은 힘을 받게 돼 퇴행성 관절염의 발생 위험을 높이므로 관리가 중요하다. 비만인 여성은 체중을 5㎏ 감량하면 관절염 증상을 50% 정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마지막으로 생활습관 변화다. 평소 관절에 부담을 주는 자세를 피하고 통증을 일으키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사찰에서 절을 하거나 오랜 등산 후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방문하는 예가 적지 않다. 무릎을 많이 사용하는 자세는 관절에 부담을 줘 통증을 악화시킨다. 좌식 생활보다 식탁, 침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최적의 관절 치료와 수술을 받았더라도 적당한 운동, 체중 조절, 생활습관 변화 등 환자 스스로 개선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 결국 그것이 바로 명약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