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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치질 - 온수 좌욕, 수분 섭취를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3-05-09 (목) 09:10 조회 : 1436


[강동완 웰니스병원 병원장]

대장항문 전문병원들의 통계에 따르면 겨울철 즉 1~2월과 11~12월에 치핵 등 항문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수가 전체의 45%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여성 치질 환자를 치료하는 나의 경험으로도 치질 환자 수는 봄부터 크게 줄어들었다가 찬바람이 부는 11월 이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겨울철에 치핵이 더 악화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항문 내에 혈관총이라는 혈관 더미가 있다. 이곳의 혈관이 압력을 많이 받거나 순환이 저하되어 혈액이 정체되면 고무풍선 부풀듯이 혈관이 점차 늘어나게 된다. 그렇게 커진 혈관 뭉치가 점막과 함께 혹처럼 항문 밖으로 밀려 내려오게 되는 것이 치핵, 흔히 말하는 치질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늘어난 혈관에는 혈액이 정체되기 쉽고, 혈액이 고여 있으면 엉겨 붙어 혈전(핏덩어리)이 생기게 되어 혈관이 막히게 된다. 그러면 순환이 안 되니 그 부위가 땅땅하게 혹처럼 부어오르고 닿기만 해도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때야 비로소 통증을 느끼고 엉거주춤한 상태로 급히 병원 문을 두드리게 된다. 대부분 환자들은 이때 치질이 갑자기 생긴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는 대부분이 미리 늘어나 있던 혈관이 막히며 부어서 문제가 된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겨울이 되면 활동량이 적어 느려지는 장운동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근육이 약해 쉽게 변비가 된다. 게다가 날씨가 추워지면서 여름보다 수분 섭취가 줄어들고 그러다 보니 배변이 힘들어져 배변 때 과도하게 힘을 주고 항문 혈관이 늘어나며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특히 여성의 경우 조직이 약하니 치질이 부어오르면 통증이 더 심하며, 혹시 혈전이 녹아서 막혔던 혈관이 뚫린다 해도, 늘어나서 처져 내려오는 치질 덩어리는 더욱 커지게 된다.

겨울 불청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항문혈액순환을 위해 하루 두세 차례 따끈한 온수 좌욕을 하고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지 말고 적당히 운동을 해야 한다. 또 평소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수시로 자세를 바꿔 주어 항문 쪽의 혈류 정체로 혈관이 늘어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예방에 아주 중요하다. 화장실에 오래 있는 것은 치질의 원인이 되니 충분한 섬유질과 수분 섭취로 원활한 변통이 되도록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

치질 환자 중에는 피곤하면 한 번씩 부어올라서 통증이 심했다가 또 시간이 지나가면 괜찮아지고 하여 미루다 심해졌다고 하는 분이 있다. 맞는 말이다. 혈전이 생겼을 때 부어오르기 때문에 통증이 있는 것이니 혈전이 녹아 붓기가 없어지면 통증도 없어진다.

문제는 늘어나 있는 혈관이 없어진 것이 아니란 점이다. 이미 늘어나서 문제가 되는 혈관뭉치가 크다면 제거해야 한다. 그것을 치핵근본 절제술이라고 한다. 말처럼 원인이 되는 근본을 제거하여 다시는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하는 수술이다. 많은 사람이 '치질은 재발을 잘한다'고 잘못 알고 있지만 근본적인 수술 후에는 재발은 없다. 하지만 수술받지 않은 다른 부위의 혈관이 또 늘어날 수 있으므로 평소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2013. 01. 08 국제신문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