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전·환경 등으로 발병률 높아져 - 알레르기 비염·결막염 동반 많아 - 한약·연고·약침 병행…치료 가능
고사리 같은 작은 손으로 밤새 긁어대는 아이, 따가운 피부에 눈물짓는 모습이 안쓰럽다. 가려움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상처 난 피부는 더욱 악화된다. 이는 단순한 피부 질환이 아닌, 면역 기능과 깊이 관련된 질환이다. 바로 아토피 피부염이다.
동의대한방병원 한방소아과 홍예나 과장이 어린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동의대한방병원 제공
소아·청소년의 알레르기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의하면 아토피 피부염은 어린이에서 2.2배(9.2%→20.6%), 청소년에서 3.2배(4.0%→1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흔히 ‘아토피’로 부르는 아토피 피부염은 알레르기 질환의 한 유형이다. 심한 가려움, 진물, 피부 건조 등의 증상을 동반하며 대체로 알레르기 비염이나 결막염과 함께 발병하는 예가 많다. 대부분 영아기에 시작된다. 대부분 5세 무렵 호전되지만, 일부에서는 성인까지 지속하므로 초기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아토피 피부염은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면역학적 요인 등으로 발병한다. 최근에는 대기오염 심화, 화학물질 노출 증가, 도시화 및 실내 생활 증가, 서구화된 식습관, 높은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으로 말미암아 발병률이 더욱 높아진다.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법에는 크게 서양의학과 한의학적 방법이 있다. 서양의학적 치료 방법으로는 스테로이드제 또는 면역조절제, 항히스타민제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아토피 피부염은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으로, 스테로이드제 또는 면역조절제, 항히스타민제의 장기 복용 및 사용은 부작용 위험이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아토피 피부염을 면역 기능의 문제로 보고 전신적인 치료를 병행한다. 소아는 면역 기능 역시 미숙하므로 전반적인 면역 기능을 살필 필요가 있다. 오장육부, 특히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해 면역 기능을 개선해주는 한약 치료와 함께 증상별 적절한 항염·항알레르기 효과가 있는 약욕, 연고 등 외용 약물을 사용하는 치료를 한다. 이외에 침 치료, 약침 치료 등이 있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서는 생활 습관 개선도 매우 중요하다. 먼지, 애완동물 털, 강한 세제 등 자극적인 환경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소화기 건강 관리도 중요하다. 햄버거 라면 등 패스트푸드와 마라탕 탕후루처럼 달고 자극적인 음식에 접근하기 쉬운 환경에 노출되거나 불규칙한 식사시간, 불균형적 영양 섭취 등 잘못된 식습관을 지닌 아이가 많다. 소화기가 나쁘면 면역력이 낮아질 뿐만 아니라 흡수기능이 제 역할을 못해 치료 시 약의 효과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잘 먹되,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을 멀리하고 규칙적이며 균형 잡힌 식사를 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감기를 예방하고, 걸리면 즉시 치료한다. 샤워 후 즉시 보습제 바르기, 규칙적인 운동하기, 스트레스 및 수면 관리 등 생활 습관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
이처럼 아토피 피부염은 단순한 피부 질환이 아니라 전신적인 면역 질환으로 접근해야 한다. 단기적인 약물 치료 외에도 한의학적 치료,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빠른 치료와 꾸준한 관리를 통해 비염 결막염 등 다른 알레르기 질환의 발병도 예방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