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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의 세 가지 원칙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3-11-12 (화) 09:39 조회 : 2689


[김민석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병리과장]
 
- 완전 식품 챙겨 먹고 몸 관리 철저해야 -
 
암환자가 되면 마음이 약해지면서 귀가 얇아진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원칙을 지키는 일이다. 수많은 정보와 수많은 몸에 좋다는 것들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혜안은 원칙을 지키는 데 있다. 암환자가 꼭 지켜야 할 원칙은 무엇일까.

첫째는 '좋은 것을 찾지 말고 나쁜 것을 멀리하라'는 것이다.

대부분 정보는 제품의 좋은 점만 담고 있다. 하지만 유방암이 왜 생겼는지 조금만 생각해 보면 첫 번째 원칙을 꼭 지켜야 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유방암은 좋은 것을 먹지 않아 생긴 게 아니라, 나쁜 것을 많이 먹은 탓에 생기는 것이다. 나쁜 것 한 가지를 피하는 게 훨씬 지혜롭다.

암환자가 피해야 하는 나쁜 것들은 무엇일까. 가공식품과 인스턴트 식품, 삼백 식품(흰쌀, 흰 밀가루, 백설탕), 튀긴 음식 등이 대표적이다.

비타민 등 보충제는 암 치료 중인 환자에게 도움이 될까. 얼마 전까지 비타민C 음료의 인기는 대단했다. 비타민C 하루 권장량이 100㎎ 이하인데, 음료 한 병에는 500㎎ 이상 들어있고, 하루에 두세 병 마시는 예도 흔하다. 흔히 비타민C는 많이 섭취해도 소변으로 다 빠져나가므로 문제가 거의 없다고 한다.

미국암학회에서는 식사를 잘 못하는 환자에 한해 하루 권장량 내에서 종합비타민 복용을 허용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는 암 치료 중인 환자는 비타민이나 미네랄 보충제를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권장하고 있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많은 암 환자가 보충제를 먹고 있다. 염려되는 점은 대부분 환자가 주치의와 상의하지 않고 보충제 등을 복용하며, 의사 중 70%는 자신의 암환자가 이런 보충제를 먹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환자들의 바람처럼 희망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다. 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비타민C 등 항산화제를 항암치료 중 먹으면 항산화제가 암세포를 보호해 암세포가 항암제에 의해 잘 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 외에도 우울증 환자에게 인기 있는 '성요한의 풀'은 특정 항암제(irinotecan)의 작용을 억제하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두 번째 원칙은 '지름길은 없다'는 것이다. 콩이나 토마토는 암 예방 효과가 뛰어나지만, 콩이나 토마토 자체를 먹는 게 힘들다고 해서 유효성분만을 추출해 알약으로 먹었을 때에는 효과가 거의 없다.

세 번째는 '자기 몸은 자기가 고친다'는 것이다. 수술, 방사선, 항암치료가 끝나면 더는 의사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환자 본인이 주치의가 돼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기 몸을 잘 관찰하는 것이다. 체중 변화 관찰은 특히 중요하다. 갑자기 체중이 늘어나는 게 가장 좋지 않으며, 너무 빨리 체중이 빠지는 것도 좋지 않다. 본인의 이상 체중을 체크해 목표를 세우고 단계적으로 체중을 조절하는 게 좋다.

이 밖에도 잠은 잘 자는지, 쓸데없는 걱정을 하지는 않는지, 대·소변은 정상인지 등을 살펴야 한다. 살피는 도중 이상함을 느끼면 즉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2013. 11. 12 국제신문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