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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 소양증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4-07-16 (수) 15:37 조회 : 2126


[강경숙 웰니스병원 원장]

습한 '그 곳' 맑은 물로만 씻어야 -

날씨가 습하고 더워지면 인체 중에서 특히 신경을 써야 하는 곳이 있다. 통풍이 잘 안되고 습한 상태로 있는 '부끄럽지만 소중한 곳' 바로 항문이다. 여름에는 땀이 많아져 항문 주변 습도가 더 올라가니 항문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가려움을 항문 소양증이라고 한다.

항문 주변은 신경조직이 아주 풍부해서 작은 자극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가려움을 발생시킨다. 아마 전체 인구의 절반 정도는 한 번쯤 겪게 되는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부위 특성상 마음대로 긁을 수 없고, 드러내놓고 표현할 수도 없어 그 고통이 매우 크다.

항문 소양증은 당뇨, 간질환 등 대사성질환이나 피부염 탓에 생기기도 하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탈출된 치핵이나 치루 같은 항문질환과 설사이다. 게다가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소양증이라는 것도 있다.

항문 탈출이 있는 치질은 항문 내 점액질이 흘러나와 주변 피부를 자극하고 이 때문에 피부 감염과 소양증이 생기게 된다. 치루 또한 염증 길에서 분비물이 계속 흘러나와 소양증을 유발한다. 이런 항문질환은 가려움을 가라앉히거나 피부감염 치료만으로는 완치되지 않고 재발하므로 치질 수술이 필수적이다.

소양증은 항문을 청결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너무 청결히 하려다 자칫 소양증을 불러올 수도 있다.

항문을 매일 깨끗이 비누로 씻고 배변 후에도 열심히 닦는다는 여성 환자가 항문 가려움으로 인해 잠을 설쳤다며 진료를 보러왔다. 항문 주변 피부가 허옇게 변형이 되고 주름이 깊어지면서 탈출되어 있었다. 또 피부 여기저기에 균열이 생겼다. 이 같은 가려움이 있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항문을 긁게 되고 2차감염의 우려가 높다. 그러면 가려움이 더 심해지고 피부가 짓무르게 된다.

아주 민감한 항문 피부에는 보호막이 있는데 이를 너무 문지르거나 비누칠을 해서 씻게 되면 보호막이 약해져서 오히려 감염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항문은 맑은 물로만 씻어야 한다. 일단 소양증이 생기면 온수 좌욕을 해 주고, 마지막에 찬물로 헹궈서 혈관 확장을 피하고 잘 건조시킨 후 항문 틈에 거즈를 끼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가 달라붙으면 통풍이 안 되는 것은 물론 온도가 올라가 가려움이 더 심해지니 거즈가 중요하다. 특히 꽉 끼는 옷은 피해야 한다. 그리고 커피, 초콜릿, 땅콩, 맥주, 매운 음식은 소양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피해야 한다. 설사나 무른 변이 되지 않도록 배변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물론 치질이 동반된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수이다.

피부변형이 심해서 약물치료를 해도 재발하는 경우에는 변형된 피부 주름을 제거해 주고 가려움을 가라앉히는 주사를 피부 밑에 주사하는 치료법이 아주 효과적이다.


2014. 07. 15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