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탯줄에 있는 혈액, 제대혈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4-08-12 (화) 11:02 조회 : 1090


[이재준 미래여성병원 원장]

난치·불치병 정복 등 유용성 확대 -

제대혈은 아기와 엄마를 잇는 탯줄에 있는 혈액을 말한다. 출산 이후 태반이 떨어지게 되면 제대혈은 응고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제대혈은 태반이 떨어지기 전 탯줄에 바늘을 꽂아서 채취해야 한다. 이 같은 제대혈의 20년 보관비용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약 150만~ 200만 원에 이른다. 현재 국내에서 전체 임산부의 10% 이상이 제대혈을 보관하고 있으며, 이는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면 제대혈의 여러 가지 용도를 살펴보자. 우선, 제대혈로 아기의 상태를 알아볼 수 있다. 특히 아기 혈액의 산소포화도 또는 PH(수소이온농도), 여러 가지 감염 유무 등을 알 수 있는 DNA칩을 이용해 확인할 수도 있다. 물론 아기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에도 제대혈을 조금 채취해 점검할 수 있지만, 그 시술방법이 복잡하고 부작용의 위험이 있어 출산 때처럼 쉽게 활용되지는 못한다.

두 번째로는 제대혈 속에 있는 조혈줄기세포(조혈모세포)를 사용해 백혈병 등 각종 악성혈액암, 자가면역질환(다발성 경화증, 류마티스성 관절염, 전신성 홍반성 낭창(루프스)) 등을 치료할 수 있다. 제대혈에는 어른 골수의 약 10배에 해당되는 조혈줄기세포가 들어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1000㏄의 제대혈에는 어른 골수 1000㎖ 속에 함유된 조혈줄기세포가 있는 셈이다. 조혈줄기세포는 인체 내 면역체계와 생명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의 혈액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래서 조혈계의 공장이라 불린다. 따라서 제대혈은 기본적으로 골수이식수술을 필요로 하는 모든 질병에 사용되는데, 각종 난치성 질환의 확실한 치료 방법으로 평가받는다.

또 제대혈은 조직적합성항원 HLA 6개가 모두 일치해야 이식이 가능한 골수와 달리 3개 이상만 일치해도 이식이 가능하다. 따라서 부모, 형제 등 가족을 대상으로 한 활용 가능성이 골수에 비해 훨씬 큰 장점을 지니고 있다. 최근 학계 등에서 제대혈을 이용한 가시적 치료 성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고, 이와 관련한 국내외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를 볼 때 제대혈의 유용성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세 번째로는 현재 정복하지 못한 질병의 치료방법 연구에 대한 일종의 보험 효과이다.

세계 곳곳에서 제대혈을 이용해 치매, 뇌졸중, 척추 손상, 당뇨병, 심근경색증, 간질환, 근이양증 등 각종 질병에 대한 치료법이 연구되고 있다. 출생 때 제대혈을 보관한 아기의 경우 수 년~ 수십 년 후에는 제대혈을 이용한 난치·불치병 치료방법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2014. 08. 12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