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후 국제신문 중강당에서 본사와 부산메디클럽 주최로 열린 부산의료관광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부산메디클럽 공동회장인 차승민(앞줄 오른쪽 다섯 번째) 국제신문 사장과 박종호(〃 일곱 번째) 부산센텀병원장, 정경진(〃 여섯 번째) 부산시 행정부시장, 강동완(〃 네 번째) 웰니스병원장, 박희두(〃 왼쪽 다섯 번째) 부산성소병원장 등이 참석했다.)
- 원자력의학원 박순효 센터장
- 의료관광 질보다 양적 성장 필요
- 선호도 감안 러 시장 공략해야
- 외국인 환자 기술·서비스 만족
- 진료비·수수료엔 불만 많아
- 의사소통 등 기관 교육 시급
- 현지 나눔활동·설명회 개최 등
- 적극 홍보로 문화적 차이 줄여야
국제신문과 의료네트워크 부산메디클럽(23개 병·의원)은 지난 25일 본사 중강당에서 '부산의료관광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메디클럽 공동회장인 차승민 국제신문 사장과 박종호 부산센텀병원장, 정경진 부산시 행정부시장, 박희두(부산성소병원장) 메디클럽 고문, 강동완(웰니스병원장) 전 공동회장, 병·의원 실무책임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 25일 본사 중강당에서 부산의료관광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주제 발표에 나선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박순효(호흡기내과 과장) 진료예약협력센터장은 "국내의 지역별 외국인 환자 유치에서 수도권 집중현상(2012년 78.5%→지난해 80.3%)이 가중되고 있고, 부산은 지난해 비중이 5.2%에 그쳤다"면서 "부산지역의 유치 특성과 외국인 환자들의 선호도 등을 감안할 때 러시아, 중국, 일본 환자(부산의 국적별 유치 1~3위) 등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센터장은 "부산의 전국 점유율이 적어도 경기도(12.2%) 수준에 이르기 전까지는 양적인 성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부산의료가 그동안 많이 봐왔고 잘 알고 있는 국가를 대상으로 의료관광정책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부산의 외국인 환자 중 절반에 가까운(45%) 러시아에 대한 시장공략을 더욱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러시아 쪽 환자부터 장악한 뒤 동남아 등으로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현재 부산의 에이전시(외국인 환자 알선 소개)와 의료통역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했다. 영세한 중소 에이전시들이 난립하고, 이들이 고용한 의료통역의 전문성 부족 문제가 외국인 환자 유치 증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방안과 대책이 시급하는 것이다.
박 센터장은 이와 관련, "부산의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들이 만족·신뢰할 수 있고 부산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대형 에이전시(의료관광 전문 및 의료통역 교육프로그램 포함)를 육성하는 노력이 병행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부산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료통역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환자-의사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면, 예기치 않은 의료사고의 위험성과 의료서비스의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고 박 센터장은 덧붙였다. 그는 "외국인 환자들이 부산의 의료기술 및 서비스체계에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다. 그러나 진료비 상세내역과 가격, 에이전시의 커미션(수수료) 문제 등에서는 개선할 점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의료기관 간 역할분담 방안도 제안했다. 예를 들어 피부미용, 비교적 위험성이 적은 성형시술, 치과 및 불임관련 진료, 무릎골치환술 같은 정형외과 진료 등에 대해서는 상급종합병원보다 종합병원이나 병·의원급 진료를 활성화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박 센터장은 또 "부산을 가장 많이 찾는 외국인 환자의 해당 국가 지역들을 해마다 선별 지정하고, 그 지역에 나눔 의료 및 의료관광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활동을 통해 부산의료를 적극 홍보하고 양 측의 문화적 차이와 심리적인 장벽 등을 줄이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이명종 원장, 한중 협력모델 제시
"중국 자본 100% 투자, 한국은 기술 제공"
노블레스 이명종성형외과의원 이명종 대표원장은 중국시장 진출과 관련, 한·중 의료협력 모델로 5개 방안을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이 대표원장은 첫 번째 방안으로, 중국의료기구가 병원 운영을 위한 모든 투자를 진행하고 한국 전문가들은 의료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제공하는 것을 언급했다. 이는 현지의 행정절차상 편리하고, 쌍방의 가치평가로 지분율과 수익을 정하게 된다. 그러나 한국 측의 수익 보장을 위해서는 별도 지주회사(홀딩컴퍼티)를 설립하는 게 필요하다고 이 원장은 설명했다.
두 번째 방안은 중국 측이 병원 건물을 투자하고 한국 측이 의료기술과 함께 일정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합자의료법인을 설립하는 모델이다. 한국 측의 성형외과·피부과·안과·치과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중국 측과 협력하는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 원장은 세 번째 모델에 대해 "중국의료기구가 병원 건립과 자금운용, 한국의사 고용을 담당하고 우리 측이 의사·간호사·상담사를 현지에 파견하는 것으로 현재까지 중국에서 가장 성공하고 많이 사용되는 모델"이라고 밝혔다. 중국 측이 100% 자기자본으로 병원을 건립 운영하고 한국의 전문가들을 고용하는 방식이다.
네 번째로는 양측의 개별 의료기관 간 협력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해외사업의 일환으로, 부문별 병원을 소개받아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이다. 대화 창구의 단일화로 인해 사업 추진이 빠른 게 장점으로 꼽힌다. 마지막 방안은 제3의 투자자 유치로 병원을 짓고 중국 측이 한국 전문가들과 병원을 공동 운영하는 것이다. 리스크 분산 효과가 있고 자금 부담도 줄일 수 있지만, 투자자의 지나친 간섭이 단점이다.
■ 환자 유치실적 수치 제각각 … 표준지표 마련해야
이날 세미나에서는 의료관광객의 정확한 통계를 위한 표준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부산지역의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에서 정부 당국과 부산시의 통계가 무려 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부산시 김기천 식의약품안전과장은 세미나 발표자료에서 지난해 실적을 2만1798명이라고 밝혔으나, 앞서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공식 자료는 1만1022명으로 발표된 바 있다.
부산시는 이에 대해 "자체 조사 기준의 정책자료다. 해당 의료기관들에서 외국인 환자 인원 수가 누락되는 것을 감안한 것이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해도 정부 발표자료와 너무 차이가 난다는 반응이다. 이는 일부 병원들이 실적을 다소 부풀리고, 병원마다 외국인 환자 수를 세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병원 실무자들은 "해마다 부산을 찾는 외국인 환자에 대한 통계가 정확하고 일관성 있게 파악되지 않으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정책이 자칫 왜곡될 수 있다. 실제 의료관광객 수치를 보다 구체적으로 낼 수 있는 표준지표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서울 등 수도권에 비해 지리적인 접근성이 열세인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산의 항공편 직항노선 증설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014. 09. 30 국제신문 2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