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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피부, 화장품 아닌 몸부터 바꿔라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5-09-16 (화) 09:10 조회 : 12


강병령 광도한의원 대표원장·한의학박사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마음만은 청춘인데, 문득 거울을 보면 칙칙하고 푸석한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없던 주름이 생겨나고 피부는 처지는데, 막을 방법이 없으니 애써 외면해버린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나이가 들어도 어떻게 얼굴은 늘 똑같은지. 돈도 없고 시간도 없는 내 신세만 한탄하게 된다.

피부를 탄력 있고 건강하게 만들려면 인체 전반의 에너지가 중요하다. 특히 중·장년으로 넘어가면 피부 그 자체뿐만 아니라 피부와 근접해있는 근육 혈관 신경, 더 나아가 피부와 관련된 장부(臟腑)까지 고려해야 한다. 한의학 고서인 ‘황제내경’에는 ‘여자오칠(女子五七) 양명맥쇠(陽明脈衰) 면시초(面始焦) 발시타(髮始墮)·여자가 나이 35세가 되면 양명맥이 쇠하여 얼굴이 마르고 주름이 생기며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한다’가 있다. 피부 노화를 신체 노화의 지표로 본 것이다. 젊은 나이에는 모든 장부의 에너지가 충만하므로 피부를 조금만 관리해도 금방 티가 나지만, 나이가 들수록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것도 노화된 장부의 상태를 피부가 그대로 투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부를 젊고 건강하게 관리하려면 화장품이나 미용 시술만으로는 부족하다. 피부의 본질적인 회복력은 결국, 인체 내부의 에너지 상태에 의해 좌우되는 까닭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정기(正氣)라고 부르며 정기가 왕성하면 외부 환경이나 노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중년 이후 여성은 호르몬 변화와 더불어 장부 기능이 약화하기 시작하면서 피부만 건조하고 처지는 게 아니라 수면의 질이 떨어지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고 감정 기복이 심해지는 등 전신적인 변화도 함께 겪는다. 이 모든 변화는 피부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예컨대 비장과 위장이 허약해지면 얼굴빛이 칙칙해지고 볼살이 꺼지며, 신장의 정기가 약해지면 눈 밑이 어두워지고 턱 선이 무너지고, 간의 기운이 울체되면 피부 톤이 탁해지고 안색이 검게 변한다.

한의학적으로 피부 건강을 회복하는 방법은 피부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이와 관련된 장부의 균형을 바로잡아주는 데 있다. 즉 피부를 치료하려면 장부를 먼저 다스려야 하며, 기혈순환을 돕고 몸의 균형을 맞추는 게 우선이다. 한방에서는 침 뜸 한약 약침 외용요법 등을 다양하게 활용한다. 내부와 외부적인 치료를 병행하면 치료의 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한다. 일시적으로 좋게 보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근원적으로 몸을 회복시켜 피부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한방 치료의 장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몸에 맞는 치료다. 같은 눈가 주름이라도 어떤 사람은 신장의 기운이 허해서, 어떤 사람은 비장의 기능이 약해서, 또 어떤 사람은 간의 기운이 울체되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본인의 몸 상태를 전문가에게 정확히 진단받고 맞춤형 치료를 받는 게 피부 건강 회복의 지름길이다.

피부는 몸 상태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 힘없이 늘어진 몸과 마음을 한방 치료를 통해 속부터 차곡차곡 채우면 어느 새 건강도, 자신감도 한층 끌어올려진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