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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체질도 바꿀 수 있을까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4-10-02 (수) 16:14 조회 : 72


강동민 제세한의원 원장

체질에 관한 상담 때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체질을 바꿀 수 있느냐다. 타고난 체질은 바꿀 수 없다. 사람의 체질은 유전적인 요소와 환경적인 요소가 결합해 태어날 때 이미 결정되는 것이다. 혈액형 A형으로 태어난 사람이 B형으로 바뀌지 않는 것과 같다. 태음인으로 태어난 사람이 열심히 운동한다고 해서 태양인으로 변하지는 않는다. 금양체질로 태어난 사람이 아무리 밥을 많이 먹고 살이 찐다고 해서 목음체질이 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새로운 의문점이 생길 수 있다. 어차피 타고난 체질은 정해져있고, 그것을 바꿀 수도 없는데 체질에 맞는 음식을 먹거나 ‘체질 개선’을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당연히 큰 의미가 있다. 체질이 바뀌지 않는다고 해서 건강 상태나 증상이 변하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개개인이 타고난 체질은 고유의 신체적 정신적 특성을 지녔고, 그에 따라 특정 질병에 대한 감수성이 달라지게 된다. 쉽게 말하면 위장이 약한 체질이라면 위염에 잘 걸리고, 신장이 약한 사람이라면 방광염에 걸리기 쉽다. 위염에 걸리기 쉬운 체질로 타고 났다고 해서 손놓고 위염이 생기길 기다릴 수는 없지 않은가.

따라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체질에 맞는 생활방식을 실천하고, 체질에 맞는 식습관 관리, 운동 관리,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위장이 약하게 타고난 사람이 노력한다고 해서 위장 자체가 강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남들보다 위장병이 생기기 쉬운 만큼 매운 음식을 먹거나 과식하는 것을 피해서 위장을 다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꾸로 위장이 강하다고 해서 음식을 함부로 먹어도 된다는 것도 아니다. 야구선수를 예로 들어보자. 투수는 보통 사람보다 강한 어깨를 타고 난다. 하지만 대부분 투수는 어깨나 팔꿈치에 발병이 잦다. 십 수년 오랜 기간 경기와 훈련 과정에서 어깨를 혹사시키다 보니 일반인보다 훨씬 빨리 어깨가 망가지게 된다. 농구나 축구 등 많은 운동선수가 허리나 무릎의 질병을 호소한다. 직업병인 셈이다.

체질에 맞는 생활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인체의 여러 가지 밸런스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여러 기운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 된다. 체질에 맞는 건강 관리는 결국,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고, 넘치는 부분은 내보내주는 것이다. 열이 많은 금양·금음체질은 찬물을 마시거나 수영을 해서 열을 발산해야 한다. 반대로 수분이 많은 목양·목음체질은 사우나를 통해 땀을 내 체내에 정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체질은 기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요소이지만, 생활 방식의 변화는 체질적 약점을 보완하고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만, 체질 진단은 상체와 하체의 차이처럼 겉으로 드러난 외형뿐만 아니라 인체 내적인 요소들, 외부 자극에 대한 인체의 반응, 타고난 성정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체질 전문 한의원에서도 장시간의 상담과 진맥을 통해 진단하는 만큼 섣불리 자신의 체질을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자신의 체질을 정확히 알고 그에 맞는 건강 관리법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건강 유지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