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송미 동의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과장
사무직 종사자 대부분은 오랫동안 앉아서 컴퓨터를 들여다본다. 퇴근 후에는 침대, 소파 등에 모로 눕거나 엎드려서, 아니면 비스듬히 누워 고개를 쭉 빼고 스마트폰을 본다. 그러다 보면 목은 점점 앞으로 빠지고, 등은 굽어지게 된다. 결국에는 “목이 아파요” “어깨가 아파요” “등이 아파요” “머리가 아파요” 등의 증상을 호소하면서 진료실로 찾게 된다.
거북목이 생기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거북목은 옆으로 서있는 우리 몸 중앙을 지나는 수직선보다 머리가 더 앞으로 나가 있는 증상을 말한다. 머리가 앞으로 기울면서 목 뒤, 어깨 뒤, 등 윗부분의 근육과 인대들이 부담해야 할 머리 무게가 늘어나게 된다. 이 근육과 인대들은 늘어난 모양새로 머리가 앞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뒤편에서 계속 붙잡고 있다. 늘어난 채로 계속해서 힘을 주고 버티고 있다가 지치면, 어깨가 아프고 목 뒤가 아프고 등이 아프고 이어서 두통도 생기게 된다.
그렇다면 목 주변만 치료하면 거북목에서 벗어날까. 그렇지 않다.
우리 몸은 살아있으므로 등뼈와 허리뼈가 곧게 서있는 채 목뼈만 앞으로 빠진 상황을 견딜 수 없다. 지금 당장 선 자세로 배에 힘을 주고 허리와 등을 펴고 목만 앞으로 쭉 뺀 채로 있는다면 1분도 견디기 힘들 것이다. 무거운 머리가 앞쪽으로 기울면서 깨져버리는 무게 중심을 똑똑한 우리 몸은 어떻게든 이것저것을 움직여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한다. 앞으로 튀어 나간 목뼈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등뼈는 굽어지고 허리뼈의 모양도 바꿔버린다. 이 때문에 거북목 환자는 목만 치료해서는 완전히 낫기 힘들다. 문제는 목에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부정렬이 생기면서 돌아가고 틀어진 목뼈와 등뼈에 이어 허리뼈와 골반까지 교정해 줘야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이러한 거북목 환자들을 추나를 통해 환자들의 척추뼈가 다시 바르게 정렬되도록 만들어 머리와 어깨, 골반이 다시 일직선 상에 가깝도록 교정한다.
거북목 치료는 일상생활에서의 자세 교정도 중요하다. 자세를 바꾸지 않으면 치료해도 원상태로 되돌아간다. 증상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환자 혼자서도 할 수 있는 팁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컴퓨터의 높이를 높여 눈이 약간 위를 향하도록 한다. 두 번째로는 몸통에 매달려 있는 팔 또한 계속 어깨를 잡아당기므로 팔걸이 위에 쿠션 등을 받쳐 팔의 무게를 덜어주는 것이다. 팔의 무게만 덜어줘도 어깨의 통증이 훨씬 줄어드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앉아있을 때에도 최대한 엉덩이를 의자 끝에 붙여 의자 등받이에 등을 잘 기대면서 허리뼈를 최대한 편안하게 해줘야 한다. 근무 중 한 번씩 일어서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좋다. 어깨가 늘어나서 생기는 어깨 통증이 많으므로 벽을 마주보고 서서 벽에 손을 대고 천천히 들어 올리면서 끝까지 들어올렸을 때 한 번 더 어깨를 으쓱하면서 조여주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일상생활에서 해볼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시행한다면 지긋지긋한 목·어깨 통증, 등 통증, 두통에서 해방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