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가 찾아오면, 숨 쉴 때 쌕쌕거리거나 숨결이 그르렁그르렁 하면서 괴로워하는 이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소리가 얼마나 거칠고 힘드는지 옆에서 듣는 사람마저 호흡이 가쁘고 숨이 막힐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 같은 천식은 나이와 상관없이 서구화, 도시화가 진행된 곳이나 환경오염이 심한 공업국가일수록 환자가 증가하는 대표적인 선진국형 질병이라 할 수 있다.
통계를 보면 미국과 유럽 인구의 10% 정도가 천식을 앓고 있고, 우리나라도 국민의 5~10%가 천식을 경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병률 또한 2002년 1.55%에서 2015년 6.1%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노령층의 발병률이 급증하는 것을 볼 때, 고령화 사회에서 천식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천식의 원인은 면역 약화, 유전, 계절, 환경, 스트레스,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감염 등 매우 다양하다. 알레르기성이라 치료가 쉽지 않은 만성 질병인데,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대유행하면서 천식 환자들을 공포에 떨게 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천식 환자가 만성 폐질환을 앓는 경우 코로나19에 걸리면 장기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천식을 동반한 만성 폐질환 환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한의학에서는 천식을 천호(喘呼), 천명(喘鳴)이라고도 하며 효천(哮喘)의 범주에 넣는다. 효(哮)는 숨을 쉴 때 목에서 나는 그르렁 소리를 말하고, 천(喘)은 호흡이 짧고 급박한 기침을 뜻한다. 그래서 목에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나고 호흡이 급박한 것을 효천(哮喘)이라고 한다.
증상에 따라 실천(實喘)과 허천(虛喘)으로 구분된다. 실천은 몸에 열이 많아 가슴이 답답하며 오한·발열을 느끼고, 바람을 쏘이면 심해지고 가래가 찐득거리는 것이 특징이다. 발작과 흉통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허천은 목구멍에서 가래 끓는 소리가 나지만 가래는 묽으며 호흡이 짧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또 외부 자극에 쉽게 증상을 일으키는 만성 질환으로, 피로하거나 좋지 않은 공기에 노출되면 호흡이 거칠어지고 가래와 기침이 쉽게 생긴다. 굳이 현대 의학과 비교하면 허천이 천식에 가깝고 실천은 코로나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병인보다 증상으로 병을 구분하는 경향이 있고, 치료 또한 증상 완화에 중점을 둔다. 따라서 코로나 후유증이 천식과 유사하거나, 그 원인이 천식과 다르다 해도 한약을 증상에 맞춰 꾸준히 복용하면 급성 바이러스 질환 예방뿐만 아니라 천식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그 점에서 평소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이 호흡할 때 쌕쌕거림 같은 증상이 있거나 코로나 감염 후 호전이 더디다면 한약 치료를 추천한다. 그 외 민간요법으로는 예부터 도라지, 배, 벌집, 탱자, 더덕, 석류, 모과 등을 흔히 사용했다. 바이러스로 인한 호흡기 질환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각 개인의 면역력을 올리고 전염병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어이다. 우리 모두 면역 향상과 감염병 예방 및 전파·확산 방지에 적극 노력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해 나가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