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원 심재원하이키한의원 원장
‘추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무릇 추나요법이라 함은 ‘밀 추(推)’에 ‘당길 나(拿)’라는 글자 그대로 뼈를 밀고 당겨서 비뚤어진 뼈를 바로 맞추는 치료방법이다. 2019년부터 시행된 추나 건강보험 급여화로 인해 많은 성인들이 추나요법을 받기 위해 한의원을 방문하지만, 소아청소년들의 내원은 적은 편이다. 오히려 “아이들도 추나를 할 수 있나요?”라고 물어보는 환자분들이 많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근육이 부드러워 교정이 비교적 잘 된다. 그리고 뼈의 성장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올바르게 지도한다면 바른 자세로 자라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선 외형적 교정이다. 평발의 경우 대개 5~6세까지는 발바닥 힘줄이 완전히 발달되지 않으므로 문제가 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감에도 발의 아치가 생기지 않고 이를 방치할 경우에는 통증이나 피로감을 호소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평발은 요추 전만, 골반의 높이 차이 혹은 다리 길이 차이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추나로 바르게 잡아줄 수 있다.
O자형, X자형 다리(내반슬, 외반슬) 역시 골반의 불균형으로 인한 것이다. 내반슬은 골반의 후방 경사로 인해, 외반슬은 골반의 전방 경사로 인해 대퇴골과 경골의 비정상적인 회전을 유발하고 결국에는 무릎과 발목 관절에도 과도한 부담을 주게 된다. 따라서 아이에게 체형으로 인한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건강 문제까지 가져다 줄 수 있다. 발육 단계상 1세 미만 유아는 생리적 내반슬을 가지고 태어나며 1~2세에 직선 배열이 되었다가 5~6세까지는 외반슬이 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이런 자연스러운 하지 발달이 더디거나 시간이 지나도 정렬이 되지 않으면 추나 치료가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얘기할 것은 많은 부모님들이 걱정하는 척추측만증이다. 그 발생빈도는 전체 인구의 2~3% 정도이지만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이 85%를 차지한다. 병인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여러 요인이 관련될 것이라 추정되는데, 특히 잘못된 자세나 습관으로 유발되고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성장기 아이들의 뼈는 성인보다 유연하기 때문에 측만 증상이 빈발하고, 키가 자라는 동안에도 나빠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또 척추측만증은 단순한 척추의 틀어짐이 아니라 몸의 주춧돌이라고 할 수 있는 골반의 불균형이 필수적으로 동반되기 때문에 어깨 높이와 허리선, 유방 크기의 비대칭 또한 함께 나타난다. 따라서 가급적 빠른 시기에 이를 교정하고 바른 성장으로 이끌어야 한다.
이처럼 추나는 아이들의 체형을 교정할 수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척수와 신경을 감싸고 있는 척추를 바로잡음으로써 각종 내과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척추에서 나오는 자율신경들은 각 내장과 연결돼 있는데 척추가 틀어져 이 신경들을 압박한다면 신호를 전달받지 못한 장기들이 제 역할을 못하게 된다. 이는 수면장애와 비염, 소화불량, 변비, 비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질환들은 아이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뿐만 아니라 키 성장에도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적절한 한약 처방과 함께 추나요법으로 치료해 주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