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을 ‘금’, ‘金’,‘ Gold’ 등으로 어떻게 부르든, 상태와 형태가 어떻든지, 그 본질이 같음은 삼척동자도 안다. 약도 그러하다. 바로 ‘한약=생약=천연물의약품’이다. 본질은 ‘한약재=천연물’로서 같다.
한의서의 한약 처방들은 수천 년 동안 임상에서 검증되어 안전성·유효성 심사를 면제받았는데, 제약사에서 알약, 액상제제 등으로 제품화한 것이 몇 가지 있다. 천연물의약품, 천연물신약, 생약이라 칭하며 양의사들이 공급받아 쓰고 있는데, 처방 건수를 보면 연간 몇 억 건이나 된다.
양의사들의 처방전을 살펴보면 기존 양약과 양약처럼 보이는 한약을 병용 처방하면서도 본질이 같은 ‘한약’, ‘한약재’라는 단어를 오염시키는 사례가 더러 있다. ‘금은 귀하고 좋으나, Gold는 그렇지 않다’고 하는 것과 같으니 어이없다.
네이버 지식백과, 약학정보원 등에서 양약처럼 보이는 한약의 제품명을 검색해보면 일반인이 알아보는 한약재명으로 성분이 표기되어 있다. 대학병원 홈페이지를 검색해보면 한약재명을 라틴학명으로 바꿔놓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스티렌은 애엽이 들어간 한약인데, 라틴학명(artemisia asiatica)으로 바꿔놓았다. 조인스정은 위령선·괄루근·하고초가 들어간 한약인데, 라틴학명 ‘clematidis radix, trichosanthes root, prunella spike’로 되어 있다.
암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양의사들은 한약재를 양약 형태로 만든 약을 암 치료 목적으로 투여한다. 예를 들면 미슬토 주사액은 한약재 곡기생으로 만들었음에도 라틴학명인 ‘Viscum album’으로 표기해 놓았다. 메시마는 상황버섯으로 만든 한약이다. 한약 전문가인 한의사가 처방하는 의료용 전문한약이 암 환자에 더욱 효과적인 측면이 많다. 양의사 중 바른 식견을 갖춘 분은 한의사에 의한 전문적인 한약 투여가 암 환자 치료에 필수라고 얘기할 정도다.
금이 순도에 따라서 가치가 달라지듯 한약재=천연물도 품질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한약재는 식품용, 의료용으로 나뉜다. 대형마트, 건강기능식품 회사 등에 공급되는 것은 식품용이며,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 공급되는 것은 의료용이다. 의료용은 식품용보다 훨씬 까다로운 검사를 통과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은 프리미엄 전문 한약재이다.
금 장신구는 어린이나 비전문가가 대충 만드느냐, 공장에서 기성품으로 찍어내느냐, 세공 전문가가 심혈을 기울여 고객에 딱 맞는 작품을 만드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천차만별이다. 양약처럼 제형화된 한약은 제약회사에서 상대적으로 저품질의 한약재를 사용해 훨씬 저용량으로 공장에서 기성품으로 찍어낸 것이며, 한약에 대해 배운 바 없는 비전문가인 양의사에 의해 처방된다. 즉, 한약이 양약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것을 양의사들이 알려주는 것이다. 의료용 전문한약은 프리미엄 한약재로, 한약 전문가인 한의사가 세밀하게 진단하여 처방하므로 환자에 맞춤한약인 만큼 그 효과는 탁월하다. 의료용 전문한약은 간, 콩팥을 살리고 인체의 효율성과 건강 수준을 끌어올려준다. 또 몸의 자생력을 키우며, 키 성장과 두뇌 발육이 잘 되게 하고, 노화는 늦추며, 질환은 예방·치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