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령 광도한의원 대표원장·한의학박사
한의원 하면 바로 떠오르는 치료는 무엇일까? 아마도 한약과 침치료가 아닐까 싶다. 이외에도 뜸 부항 치료, 요즘에는 추나치료, 미용치료 등도 같이 따라오지 않을까 한다. 이런 대표적인 한방치료 중에서 침 뜸 부항 추나 등은 이미 건강보험의 적용이 되는 항목인데, 유독 한약(첩약 또는 탕약)은 보험 적용에서 제외돼 있었다. 그러다보니 의료비 부담으로 처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에 한의사와 정부와의 오랜 숙려 끝에 지난 4월 29일부터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이 시행되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시범사업의 내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은 국민 의료비 부담을 덜고, 한의약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 2020년 11월 20일부터 1단계로 시행되었다. 첩약은 한의 의료기관의 주요 치료 방법으로, 이에 대한 국민의 건강보험 적용 요구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단계 사업에서는 너무나 협소한 적용만 되어 환자의 불만이 많았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2단계 시범사업에서는 대상 질환 및 급여일수가 확대되고 본인부담률도 법정본인부담률 수준으로 정상화되었다. 제한된 대상질환 및 급여일수, 높은 본인부담률 등의 1단계 시범사업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우수한 첩약 치료의 혜택을 많은 국민이 받지 못했던 점을 고려했다.
아직 시범사업 단계이므로 모든 질환에 적용되지 않는 한계는 있으나, 어떠한 질환에 적용되는지 꼼꼼하게 살펴 양질의 한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우선 적용되는 질환은 총 여섯 가지이다. ▷요추 추간판 탈출증(흔히 허리 디스크) ▷기능성 소화불량(소화장애) ▷알레르기 비염 ▷뇌혈관질환 후유증(흔히 중풍 후유증) ▷안면신경마비(흔희 구안와사 혹은 와사풍) ▷월경통(생리통) 등이다. 이들 질환에 대해서는 한약 처방에 보험 적용이 된다. 2단계 시범사업에서는 환자 1인당 연간 두 가지 질환에 대해 각각 연간 최대 20일씩(총 40일, 1일 2회 복용 기준) 본인부담률 30%(한의원 기준) 수준으로 1회당 4만~5만 원만 부담하면 첩약 복용이 가능하다. 또한 실손보험 적용도 가능하다. 개인 마다 보험약관이 다르므로 이에 관해서는 보험회사에 문의해 보면 된다. 임상 치료에서 침 뜸 부항 등과 더불어 환자 증상에 맞는 한약 처방이 더해지면 치료 효율이 많이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된다. 비록 제한적이긴 하지만, 시범사업을 통해 우수한 한방 치료 서비스를 의료비의 부담을 적게 하면서 환자들에 제공할 수 있어 진작 도입 되었어야 할 제도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첩약 시범사업을 하는 한의원과 한방병원을 찾는 법을 알아보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 접속한다 ▷첫 화면에 ‘의료정보’를 클릭한다 ▷‘특수의료기관정보’를 클릭한다 ▷특수 의료기관 화면에서 ‘첩약시범사업’을 클릭하고, ‘첩약 건강보험 2단계 시범사업’을 클릭 한다 ▷현재 거주하는 시·도 등을 입력하고 검색하면 된다. 한의원에 직접 전화해서 물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의료비 부담은 적게, 치료 효율은 높일 수 있는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