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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알레르기는 면역 문제…잘 먹고 잘 자야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4-02-20 (화) 10:28 조회 : 137

유선애 동의대한방병원 한방소아과 교수

어릴 때 건강은 평생 건강을 좌우한다. 성장기에 영양 등이 채워지지 않으면 성장기가 끝난 뒤에도 회복되지 않는다. 면역도 마찬가지다. 아이에게 알레르기 질환이 있으면 맨 처음 시작되는 증상은 피부질환인 태열이다. 태열은 주로 얼굴과 머리, 몸에 습진이 나타나며 젖먹이는 우유나 모유를 소화하지 못할 때 더 심해지곤 한다. 생후 7개월 이후 이유식을 완전히 소화하지 못하면 독소가 발생해 피부염증이 더 심해진다. 이럴 때 아이는 더 보채고 습진이 나중에 아토피 피부염으로 악화하기도 한다. 대부분은 태열에서 그치지만 가족력이 있으면 아토피, 비염, 눈 알레르기, 중이염, 모세기관지염, 천식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아이의 아토피가 코에 나타나면 비염이 생기고, 비염에서 축농증이나 중이염의 합병증이 발생한다. 비염은 기온 차가 심한 봄·가을 환절기에 극에 달한다. 감기가 오면 감기로 끝나지 않고 비염으로 이어져 재채기·콧물·코막힘 등 3대 증상이 생기고,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 가래처럼 되어 아침이나 야간에 기침을 자주 하게 된다. 비염에 의한 기침은 은행 도라지 배즙 오미자 등을 먹는다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주증상이 맑은 콧물이면 소청룡탕을 쓰고, 축농증으로 악화해 누런 콧물이나오고 냄새를 못 맡으며 두통을 호소할 때는 형개연교탕을 쓰면 좋다.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경우에는 면역의 원천인 소화기를 보강해주면 영양 상태가 좋아지고 면역이 증강해 비염이나 축농증을 완치할 수 있다. 이는 항생제에 시달려 식욕이 부진하거나 소화불량이 있는 아이에게 더 효과적이다.

아토피가 기관지에 나타나면 2세 이하 아이는 주로 모세기관지염이 발생하는데, 그 치료가 미흡하면 30% 정도는 천식으로 이어진다. 소아의 모세기관지염은 육지황탕+이진탕+생맥산으로 치료하면 대부분 천식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만일 천식으로 악화되면 한방에서는 단순히 기관지·폐 질환으로만 다루지 않고 폐와 아울러 비장과 신장을 같이 도와서 완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녹용은 천식 완치에 아주 중요한 약 중 하나에 해당된다.

눈 알레르기, 아토피, 비염은 대체로 동시에 나타난다. 눈을 수시로 비비고 충혈될 땐 결명자나 국화, 신이화를 쓰면 잘 호전된다. 킁킁 소리를 내고 눈을 깜빡이는 습관이 있으면 ‘틱’으로 생각하고 걱정을 많이 하지만, 대부분은 틱이라기보다 비염과 눈 알레르기에서 비롯된 경우가 상당히 많다. 체중이 적게 나가는 아이는 식욕이 부진한 데다 장의 흡수기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한약을 먹어도 흡수율이 떨어져 치료 효과가 더디고 치료시간 역시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많은 아이들을 진료하면서 경험했다. 결국 알레르기의 고통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나기 위해서는 면역을 증강하거나 안정화해야 한다. 한방소아과 전문의인 필자에게 면역관리 요령에서 최고의 비법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첫째는 감기 예방에 힘쓰고 둘째는 수면의 질을 개선하도록 하며 셋째는 소화 기능이 좋아져야 한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