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대 초읍한의원 원장]
- 향기·왕뜸요법으로 신경 안정시켜야 -
며칠 전 40대 지인이 창백한 얼굴로 한의원에 왔다. 사업을 하면서 활발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분인데, 갑자기 얼굴이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심한 불안발작과 함께 혈압이 오르고, 심장이 쪼여서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을 느껴 응급실에 갔다고 한다. 일반 검사에서 아무런 이상 소견이 나타나지 않아 정신검사를 해 보니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는 것이다. 사업으로 인해 자주 피로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힘들었던 것이 공황장애로 나타난 셈이다.
현대인에게 빈발하는 공황장애는 불안발작이 매우 심해서 거의 죽을 것 같은 공포심을 유발한다. 공황발작 때에는 응급실까지 찾게 되지만 검사상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여성이 남성보다 2~3배 많고, 20~30대에서 흔히 발병한다. 요즘은 40~50대 남성에서도 많이 생기는 추세다. 공황장애는 대부분 우울증, 범불안장애, 사회공포증, 인격장애 등을 동반하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임상적인 특징의 첫 증상은 흔히 특별한 유발원인 없이 또는 육체적 과로나 스트레스 후에 시작된다. 공황발작은 10분 이내에 급격한 불안과 신체증상이 정점에 이르면 20~30분 지속되다가 저절로 사라진다. 증상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심한 불안, 금방 죽을 것 같은 느낌, 숨이 막히고 가슴이 뛰고 아프거나 불쾌한 느낌, 어지러우며 붕 뜨는 느낌이 나타난다. 1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며 환자에 따라 발생빈도에 차이가 있다. 불안감이 오려는 느낌이 동반되며, 발작 중에 내가 다른 사람인 것 같은 느낌이 들거나 우울감을 경험한다. 일상생활에서는 카페인 음료, 알코올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증상이 악화된다.
공황장애는 만성적인 질환이라 저절로 회복되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적절히 치료하면 30~40%는 완전 회복, 50%는 생활에 지장 없는 가벼운 증상, 10~20%는 만성화의 길을 걷는다. 그리고 50%는 우울증을, 20%는 알코올 의존을 동반한다. 발병기간이 짧을수록, 발병 전 신체기능이 좋을수록, 다른 정신질환이 동반되지 않을수록 예후가 상당히 좋다.
한의학적인 치료는 공황발작의 횟수를 줄이고 재발되지 않도록 해서 8~12개월 정도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공황장애는 한의학에서 '경계' '심계' '정충' 등의 범위에 들어가고, 그 원인은 스트레스로 인한 칠정 손상으로 심, 간, 비, 신에 영향을 주어 심신이 불안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약은 심신을 치료하고 뇌신경을 안정시키는 약제를 사용한다. 그 중에서 천왕보심단은 불안함을 없애주고 머리를 맑게 하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처방이다. 이와 동시에 양약의 부작용을 줄여주고 그 효과를 높여준다. 향기·왕뜸요법, 경두개자기장요법 등은 신경을 안정시켜주고 스트레스와 피로를 줄여줄 수 있는 치료법이다.
증상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로 공포감에서 벗어나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지내시기를 바란다.
2014. 04. 15 국제신문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