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한출 제세한의원 대표원장]
- 봄볕에 그을린 얼굴 '약침요법' 효과 -
가족 간 외출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따뜻해진 날씨와 함께 푸른 녹음에 마냥 좋은 듯 하지만 각종 미세먼지와 황사 그리고 점점 강해지는 햇빛 등의 영향으로 피부는 괴롭다. 실제로 봄철은 자외선을 흡수하는 오존층이 가장 얇아지는 시기로, 겨울철보다 2배 이상 자외선 양이 많아진다. 이러한 강도 높은 자외선을 장시간 쏘이게 되면 피부에 흡수돼 각종 피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자외선에 따른 피부질환으로는 흔히 '햇빛 알레르기'로 불리는 광과민성 피부질환이 대표적이다. 광과민성은 쉽게 말하면 햇볕에 민감한 것을 의미한다. 즉, 일광 화상을 입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햇볕을 쪼였는데도 이상하게 피부가 가렵거나 따갑고 빨개지는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햇빛에 노출이 많아지면서 자외선이 체내에서 면역반응을 과하게 일으켜 좁쌀 모양의 발진, 홍조 등이 생긴다.
똑같은 햇빛 알레르기도 홍반, 구진, 물집, 진물 등 다양한 형태로 발생한다. 간혹 두통이나 오한 같은 전신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으며 가려운 증상으로만 나타나기도 한다. 발진 등은 가볍게는 일광 노출 후 1시간 내에 발생하며 햇볕을 피하면 이내 사라진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증상이 발생하거나 두드러기 양상으로 나타날 때에는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햇빛 알레르기는 대부분 20~40대 여성에 많은데, 이런 환자들의 특징은 추위를 잘 타고 손발이 차가운 경우가 많고 땀이 적은 편이다. 이는 인체의 밸런스가 깨어져 아래는 차고, 위로 열이 뜨기 쉬운 상태가 되어 작은 자극에도 폭발적인 열반응을 보이기 쉬운 상태다.
그러므로 한방에서는 약침과 한약 등으로 위로 뜬 열을 아래로 내려주고 차가워진 아래는 데워준다(수승화강요법). 약해진 장부의 기능을 보호해 피부의 민감도를 누그러뜨리고 자극에 대해 이겨낼 힘을 기르도록 하는 것이다.
또 치료를 하는 동안 햇볕뿐 아니라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각종 요인을 차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햇빛 알레르기는 난치성 질환이지만 한방에서는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그러나 음식, 스트레스 등의 요인이 변하지 않으면 재발할 여지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자외선을 피해야 한다. 햇빛이 강한 시간에는 외출을 삼가고, 외출 때에는 자외선 차단제가 일시적으로 도움이 된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차단제을 바르는 것이 오히려 광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열적 반응을 잘 일으키는 인스턴트 식품보다 천연재료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다. 또 스트레스는 몸의 열반응을 쉽게 유발하므로 편안한 마음을 갖도록 노력하자.
2014. 04. 29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