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범 고운선형한의원 동래점 원장]
- 체중감량, 식이요법·침·한약 병행해야 -
비만의 원인에는 잘못된 식습관, 운동 부족 등이 있다. 잘못된 식습관은 아침 굶기, 불규칙한 식사, 과식과 폭식의 반복, 빨리 배불리 먹기, 외식 생활화, 고기 섭취 일상화, 야식 자주 먹기 등이다. 체중이 늘기 시작하면 대개 운동 부족으로 여기고 무작정 운동부터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운동만으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운동을 몇 개월 했는데도 체중 감량은 생각보다 미미한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음식 섭취로 얻는 칼로리의 양과 운동으로 소모되는 칼로리의 양을 비교해 보면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즉, 밥 한 공기의 칼로리를 소모하려면 30분~1시간 정도의 걷기 운동을 해야 한다. 운동만으로 이뤄지는 다이어트는 식사조절이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미 식사량이 많이 증가해 위가 늘어나고 식탐을 제어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식사량을 줄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임상에서 보면 운동만으로 체중 조절이 잘 안돼 내원한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 그런데 이들에게 식이요법, 다이어트에 도움되는 한약, 체형 교정을 병행하도록 하면 다이어트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 다이어트 이후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요요현상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때에도 꾸준한 식사관리와 운동을 병행해 추가 감량에 성공하는 케이스를 쉽게 볼 수 있다. 체형의 불균형 또한 비만, 특히 부분 비만으로 연결되기 쉽다. 우리 몸의 척추·관절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몸의 어느 한 부분만 불균형해도 그 부분뿐 아니라 몸 전체 균형이 깨진다.
동의보감 외형편 육문(肉門)에 보면 살은 비위에 속한다고 하였으며, 살은 살찌고 여윈 것을 주관한다고 하였다. 또 혈(血)이 충실하고 기(氣)가 부족하면 살찌고, 기가 충실하고 혈이 부족하면 마른다고 했다. 오늘날 한의학에서는 비만 치료를 위해 한약, 복부비만침, 매선요법, 약침요법, 체형교정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한다.
한약요법은 동일한 체중의 비만인 사람도 원인과 체질에 따라 처방이 다르게 적용된다. 한약은 단순한 식욕 억제 효과만이 아니라 다이어트 중간에 생길 수 있는 공복감, 두통, 현기증, 월경 이상 등을 최소화하고 체지방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비만 한약은 기존 탕약 외에도 환제(알약), 산제(가루약) 등 다양한 한약제형이 개발되어 일상 생활에서 휴대하기 간편하고 쉽게 복용할 수 있다.
복부비만침은 장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해서 만성적인 변비나 다이어트 중 변비 개선에 좋으며 복부비만 감소에도 효과적이다. 매선요법은 살이 찌기 쉬운 부위인 아랫배, 윗배, 옆구리, 엉덩이, 허벅지 등의 부분비만 개선에 도움이 된다.
전체적으로는 마른 체형인데도 복부비만, 하체비만 등이 생긴 것은 잘못된 체형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체형 교정으로 몸의 불균형을 해소해 비만이 개선되도록 유도할 수 있다.
2014. 06. 03 국제신문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