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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4-07-08 (화) 11:09 조회 : 638
[이인선 동의대한방병원 한방부인과 교수]

자궁 어혈 풀어주고 비옥하게 해야 -

한의학에서는 임신과정을 '농부가 밭에 씨를 뿌리는 것'에 비유해 설명한다. 농부는 대개 봄에 생기가 돋아날 때 씨를 뿌리는데, 여기서 여성의 중요한 기능을 '비옥하고 따듯한 봄의 토양 상태'에 비유한다. 결국 여성은 봄의 기운처럼 자궁이 따듯해야 하고, 자궁에 혈(血)이 충분해야 임신을 잘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는 여성의 난소기능이 정상적으로 잘 작용할 때의 상태에 해당된다.

임신이 잘 안 되는 여성의 특징을 한의학적으로 보면, 먼저 봄의 따듯한 기운처럼 자궁이 따듯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사람은 흔히 자궁이 냉하다고 하는데 손발과 아랫배가 차거나 혹은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는 여성은 그렇지 않는 여성보다 자궁에 생기(生氣)가 부족한 경향이 있다. 반대로 자궁이 여름처럼 너무 뜨거운 경우도 임신에 해로울 수 있다. 이는 태아가 성장하기에 자궁이 너무 더운 것으로, 불임이 아니더라도 초기 유산이 잘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여성은 얼굴이 유난히 붉고 갈증과 변비 등의 열(熱) 증상이 심하거나 화(火)가 있는 경우다.

어떤 여성은 원래 어려서부터 병약하거나 허약한데, 이를 한의학에서는 비신양허(脾腎陽虛) 또는 신허(腎虛)라고 하여 이전부터 불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여겨왔다. 특징적인 증상은 목소리가 가늘고 힘이 없거나, 매우 심약하고 어려서부터 잔병치레가 유난히 잦다.

또 자궁에 혈이 부족한 여성의 특징은 몸이 너무 마르다는 점이다. 표준 이하로 마르고, 살이 단단하거나 거친 여성은 불임 외에도 혈 부족과 관련한 다른 증상(관절질환, 수면 장애, 변비 등)으로 불편을 겪기도 한다. 이에 비해 너무 살찐 여성은 몸에 습(濕)이 많아 혈이 부족한 상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너무 적게 먹거나 소화력이 나쁜 여성은 영양 섭취가 부족해 2차적으로 혈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

피부에 윤기가 없어 거칠거나 단단한 여성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오랫동안 혈이 부족해 나타나는 증상이다. 어혈(살 속에 피가 맺힘)이 많은 여성도 임신이 힘들 수 있다. 이런 여성의 특징은 생리통이 심하거나 생리불순이 있으며, 얼굴이 맑지 않거나 잡티가 많다. 어혈이 많으면 자궁의 순환이 좋지 않고 상대적으로 깨끗한 혈이 부족하게 된다.

그 외에도 기질이 강하거나 예민한 여성은 기(氣) 순환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임신을 잘 하기 위해서는 정신적인 안정이 중요하다. 근래 결혼과 출산연령이 늦어지면서 임신 문제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다. 임신에 불리한 증상을 가진 여성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자궁 기능을 보하는 한약을 처방하게 된다. 치료 목적은 생리를 고르게 하고, 자궁에 혈을 보하고 따뜻하게 하며 어혈을 없애고 기가 잘 통하게 하는 것이다.

또 정신을 안정시키고 화를 치료하며, 생기를 북돋아 주고 소화력을 도와주고 비만한 경우 습(濕)을 제거해 준다.


2014. 06. 17 국제신문 25면